SF/Oceanic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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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Oceanic Part1

4

내가 미타를 다시 찾은 것은 열아홉살 때였다. 도시의 대학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원래는 창세(ecopoiesis) 분야를 전공하면서 집 가까이에서 공부하려고 했으나, 결국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들어온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은 토종 미생물이 주 관심사인 뭍사람 생물학자 바라트와 함께 일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천사들의 테크놀로지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분야지. 하지만 천사들의 창조물에서 진화한 현세의 것들을 해석하고, 거꾸로 연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연구는 우리가 이 행성에 도착해서 오염시키기 전에 '언약'의 생태계가 어떠했는 지를 조사하는 일이야."

나는 그를 설득해서 타협안을 이끌어 내었다. 내 이론을 토종 미생물에 미친 창세의 영향으로 한 것이다. 그것은 '언약'에서 수십억년 동안이나 생존한 단세포 생물과 함께 천사들의 창조물을 연구하기 위한 구실이었다.

'창세의 영향'이라는 주제는 너무 광범위했기 때문에, 나는 바라트의 도움을 받아 특정한 미해결 문제 하나로 범위를 좁혔다. 지질학적 증거에 따르면, 새로운 종들이 생겨나 용해 기체의 균형을 이동시켰기 때문에 대양의 상층부는 산성이 줄어들고 점차 알카리화 된 것으로 보였다. 몇몇 종은 변화의 물결에 밀려 쇠퇴했고, 또 어떤 종은 멸종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상층부에는 많은 수의 동물세포들이 번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원래부터 있던 종이 적응한 것일까? 아니면 다른 어딘가에서 이주해온 종일까?

미타가 해안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양 연구가 불편하지는 않았다. 대학측에서는 정기적으로 탐사단을 파견하고 있었고, 서식지를 찾아가 생물 샘플을 수집하는 등의 일을 하기 전에 찾아 볼 수 있는 도서관이나 연구실의 자료도 풍부했다. 게다가 강물이나 빗물에도 유사한 미생물은 많이 포함되어 있었고, 바다를 옮겨 재배양한 저수조도 있었으며, 주변에는 비슷한 연구 주제들이 널려 있었다.

바라트는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지만 폭군은 아니었고, 그의 다른 학생들도 나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나는 향수병에 걸렸지만 병적일 정도는 아니었다. 내륙 생활로부터 선명한 꿈과 탈선한 듯한 감각을 느끼며 아찔한 기쁨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바로 천사들의 비밀을 밝히는 일, 즉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고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 보다는 창세 그 자체 이외의 다른 일을 할 기회는 적었다.하지만 일단 태초의 '언약'의 세부적인 부분, 그 설계라고는 조금도 없는 생화학의 세계를 탐구해 들어가기 시작하자,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히 복잡하고 우아했다.

내가 비참한 기분을 느낄 때는 섹스에 관해 생각할 때 뿐이었다. 나는 다니엘과 같은 길을 걷고 깊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침례'받은 사람을 찾아 결혼하는 것은 최후의 보류였다. 하지만 레나 때와 마찬가지의 실수를 되풀이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어떤 사람과 내 인생의 비밀을 털어 놓을 만큼 가까워 지기 전에는 그 사람과 육체적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시류에 역행하는 몇 차례의 비굴한 시도 끝에 나는 포기해 버렸고, 대신 모든 정열을 일에 투자했다.

물론 미타 대학에서 사교를 위해 다리를 교환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천사들의 문화에 대한 비공식적인 토론회에 가입했다. 10일마다 학생 회관의 작은 방에서 열리는 모임이었다. 신자들의 모임은 아니었지만 마치 예전의 기도 모임과 꼭 같았다. 베아트리체의 신성에 의존하지 않아도 천사들의 유산은 완벽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성서는 '강림'이후의 사람들에 의해 씌여진 것이므로 절대로 오류가 없다고 받아 들일 필요는 없었다. 불신자들은 과거의 모습에 여러가지 조명을 줄 수가 있었고, 나에게는 그들의 논조를 반박할 근거가 없었다.

"'언약'에 온 천사들은 소수 집단이었던 게 분명해!"

인류학자인 셀린의 말이었다. 그녀는 레나와 비슷했다. 나는 그녀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 리가 없다고 스스로에게 끝없이 상기시켜야만 했다.

"우리도 분쟁이 있기 마련이고, 문화적인 압력같은 걸로 한 그룹 정도는 다른 별로 이주시키고 새 육체를 얻도록 만들 수도 있어. 어째서 천사들은 분쟁이 없었을 거라고 생각하지? 다른 천사들은 지구나 다른 행성의 영의 도시에서 아직 살고 있을 거야."

"그렇다면 그들은 왜 우리를 찾아오지 않지? 2천년 정도면 그들도 한 두번 찾아와서 인사 정도는 할 만 하잖아?"

수학자인 데이빗의 말이었다. 그는 남대양의 바닷사람이었다. 셀린이 답변했다.

"이곳에 온 천사들의 태도가 탐탁치 않았기 때문이지. 베아트리체가 '강림'때에 남은 천사들에게 영생을 포기시켰지 - 물론 축약해서 말하는 거야 - 이 사실에서 유추해 보면, 이 행성에 온 천사들은 계속 만나고 싶은 자들이 아니었을 거야."

내가 모르는 여자가 끼어 들었다.

"그래도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닐거야. '강림'이후 약 3천년이상 개척자 수준의 기술이 사용되었다는 증거가 있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창세'가 필요해 졌던 거지. 새로운 종이 끊임없이 만들어 졌고, 발전된 물질과 에너지원을 사용하기 위한 공학 프로젝트도 계속되었을 거야. 그러다가 한 세기 안에, 그 모든 것이 뚝 멈춘거지. 성서에는 세 가지 결정이 하나로 요약되어 있지. 영생의 포기, '언약'으로의 이주, 누군가 마음을 바꿔 탈출하지 못하도록 기술의 폐기. 그런데 우리가 알다시피 이건 좀 말이 안되지. '강림'에서 3천년이 지난 후에 뭔가가 크게 바뀐 거야. 그 모든 실험들이 돌이킬 수 없게 된 거지."

이런 생각들은 보통의 독실한 바닷사람을 분노케 한다. 보통의 '침례'받은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나는 그들 중 누군가가 옳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즐기며 조용히 경청했다. 베아트리체의 사랑만이 내 우주관에서 고정된 요소이며, 다른 모든 것은 자유롭게 논쟁할 용의가 있었다.

그렇지만 때로는 논쟁이 격해지기도 했다. 어느날 밤 데이빗이 물리학자 세미나가 끝난 후 곧바로 달려왔다. 그가 연설자로부터 들었다는 말도 충분히 거슬리는 것이었지만, 그는 어느새 훨씬 더 심기가 상하는 결론으로 바꾸어 놓고 있었다.

"천사들은 어째서 영생을 포기한 거지? 영생을 얻은 채 일 만년이나 살아 놓고, 그들앞의 영광스런 가능성을 버리고, 이 진흙 공 위에서 짐승처럼 죽으러 온 이유가 뭐지?"

나는 그의 웅변적인 질문에 대답하지 않기 위해 입술을 깨물어야 했다. 정답은 신께서는 영생의 유일한 원천이시고, 베아트리체께서 천사들이 누렸던 영광은 신의 선물의 싸구려 모조품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셨다는 것이다.

데이빗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자신이 생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것은 베아트리체의 이야기를 끔찍하게 변형한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불노불사가 아니라는 걸 알아 버린 거야. 누구도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걸 알아 버렸지. 우리도 알다시피 이 우주의 시간과 공간은 결국 유한하잖아. 결국은 멸망한 운명인 거지.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리라.' 이 말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해." 그는 웃었다. "우리는 뭔가를 지배할 수 있을 만큼 물리학을 잘 몰라. 나는 금방 티아 출신의 이상한 여자에게서, 우리의 정신을 파동으로 바꾸어서 수축하는 우주 주위를 빠르게 돌게하고, 종말이 오기전에 무한히 사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었어!"

데이빗은 이 뻔뻔스러운 생각이 즐거운 듯 미소를 지었다. 나는 조용히 생각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불경이란 말인가.'

그는 두 팔을 펼치고 말했다.

"아직도 모르겠어? 천사들은 우주와 운명을 함께하는 정도의 속임수에 희망을 걸었던 게 아니라, 마침내 최후의 탈출구를 찾아 낸거야. 그리고 그 방법은 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었겠지. 소수의 사람들은 자기들이 결국은 죽을 운명이라고 단정하고, 운명을 감싸안은 채 선조들이 말하는 그 일을 했던 거지. 육신으로."

셀린이 생각에 잠긴 채 말을 받았다.

"그리고 베아트리체의 신화는 이 모든 것을 종교적으로 채색한 것이고, 세속적인 계시를 인과 관계의 오류를 범하며 재해석 했다 이거군."

이것은 너무 심했고, 나는 조용히 있을 수가 없었다.

"정말로 '언약'이 의기소침한 무신론자들에 의해 건설된 것이라면, 뭣 때문에 그들이 마음을 바꾼 거지? 어디에서 '인과 관계의 오류'를 저지르게 된 거지? 천사들을 이리로 오게한 계시가 세속적인 것이었다면, 어째서 이 행성 전체가 세속적이지 않은 거지?"

누군가 비난하는 어조로 말했다.

"문명이 멸망했던 거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내가 화를 내며 대꾸를 하려고 했지만, 셀린이 먼저 말을 끊었다.

"아니야, 마틴이 제대로 짚었어. 데이빗이 옳다면, 종교가 부흥한 이유가 좀 더 절박했다고 봐야 할 거야. 그리고 그런 얘기를 제대로 할 사람은 없다고 봐."

그 후에 나는 내가 말했어야만 하는 사실들과 제기했어야만 하는 주제들을 생각하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샜다. (그리고 셀린에 대해 생각했다.) 신학은 차치하더라도 모임의 그 역동성은 내 성미를 건드리고 있었다. 아마도 나는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바라트 교수의 빌어먹을 미생물 연구를 헌신적으로 해서 교수에게 감명이나 주는 편이 나으리라.

아니면 집에 돌아가는 편이 나으리라. 부모님도 더 이상 젊은 것이 아니었고 다니엘도 그의 가족이 있으니 내가 부모님을 돕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나는 침대에서 기어나와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바꾸었다. 나는 진심으로 내 연구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느끼는 혼란과 분노에 대한 해독제도 알고 있었다.

나는 가방을 치운 다음 전등을 끄고, 무릎을 꿇고, 눈을 감은후 베아트리체께 평안을 간구했다.



누군가 문을 쿵쿵 두드리는 소리에 나는 잠에서 깨었다. 그는 내가 잘 모르는 동료 기숙사생이었다. 그는 극도로 피곤하고 조급해 보였으나, 무엇인가가 그의 조급함을 앞서고 있었다.

"전할 말이 있어."

어머니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앓고 계셨다. 병원은 고향집 보다도 더 먼 곳에 있었고, 가는 데에는 거의 3일이 걸렸다.

나는 여정의 대부분을 기도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기도를 하면 할 수록 점점 기도하기 힘들어 졌다. 나는 베아트리체께 천사의 방언 한마디만 한다면 어머니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천사의 방언에 실패할 때 마다 내 간구의 순수성은 점점 오염되어 갔다. 나의 의심, 이기심 그리고 자만이 갑절이 되어갈 뿐이었다.

천사들의 창세의 때에는 그들의 육신을 해할 수 있는 어떠한 존재도 없었다. 토종 생명체는 우리 몸에 기생하는 데 아무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수천년이 지나면서 우리의 DNA 는 바이러스를 만들어 내었다. 그리고 베아트리체께서는 모두가 죽음 앞에서 공평하게 하기로 결정하셨기 때문에, 이것은 그녀의 의도임이 틀림없었다. 늙는다거나,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죽음은 경고없이 조용히 그리고 보이지 않게 올 수 있어야 했다.

그것이 성서가 말하는 바다.

병원은 미로처럼 연결된 배로 된 건물이었다. 내가 마침내 올바른 통로를 찾아 냈을 때,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다니엘이었다. 그는 그의 딸 소피를 안아 올리며 웃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은 나의 모든 두려움을 순식간에 날려 버렸다. 나는 무릎을 꿇고 감사의 기도를 올릴 뻔했다.

그리고나서 아버지가 보였다. 아버지는 방 바깥에 앉아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럴 필요도 없었다. 아버지는 근심에 쌓여 지칠대로 지쳐 계셨다. 그는 망가져 있었다.

나는 최후의 기도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 갔지만, 나는 내가 과거를 바꾸어 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음을 알았다. 다니엘이 아무것도 잘못된 것은 없다는 듯 나를 반겼다. 그는 여행은 어땠느냐라고 물었다 -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한 노력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 표정을 보고 내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는 말했다. "어머니는 이제 신과 함께 계셔."

나는 그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팔을 곧게펴고 눈을 감은 채 이미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이 일을 막을 수 있었을 때에 내 사랑은 어디에 있었는가? 베아트리체께서 이것을 경고하셨던가?

다니엘이 방으로 들어 왔다. 나는 문밖에서 소피를 안고 있는 아그네스를 노려 보았다.

"어머니는 신과 함께 계셔, 마틴." 그는 무엇인가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는 듯이 나를 향해 말했다.

나는 무기력하게 말했다. "어머니는 침례를 받지 않았어." 나는 어머니가 신자였던 적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어머니는 일생을 개신교에 몸담았지만, 그것은 일을 하면서 10일중 9일을 만나는 친구와의 관계같은 것이었다.

"어머니가 의식을 잃기 전에 내가 함께 기도했었어. 어머니는 베아트리체를 마음에 받아 들이셨어."

나는 다니엘을 노려 보았다. 9년 전에 그는 단호했다. 침례를 받았는가, 그렇지 않다면 당신은 저주 받은 것이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였다. 내 스스로의 확신은 오래전에 약해져 있었다. 나는 베아트리체께서 그렇게 멋대로이고 잔혹하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정식의 의식을 거절한 것 뿐이 아니라, 그 모든 원리를 비상식적이라고 간주하고 계셨던 것이다.

"어머니가 그렇게 말했어? 어머니가 형에게 그렇게 말했어?"

다니엘은 고개를 흔들었다. "하지만 그건 확실해." 베아트리체의 사랑으로 가득차서 형은 미소를 거둘 수가 없었다.

극도의 혐오감이 나에게 덮쳐왔다. 나는 그의 얼굴을 갑판에 갈아 주고 싶었다. 그는 내 어머니가 무엇을 믿었던 관심이 없었다. 무엇이 그의 고통을 줄여 주었건, 무엇이 그의 의심을 쉬도록 해 주었건 별개의 문제였다. 어머니가 저주 받았다 - 혹은 죽었다, 가버리셨다, 지워지셨다 - 라고 받아 들이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 시작한다. 그가 말한 것과 그가 믿은 것에는 진실이 없었다. 그건 모두 그의 필요에 의한 표현일 뿐이었다.

나는 복도로 나가 아버지 옆에 웅크리고 앉았다. 아버지는 나를 보지는 않으셨지만, 팔로 나를 감싸고 당신쪽으로 끌어 안으셨다. 암흑과 무력함 그리고 상실감이 그를 덮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아버지를 포옹하려고 하자, 아버지는 나를 감싼 팔을 꽉 조여서 나를 가만히 있게 하실 뿐이었다. 나는 몇 차례 흐느끼고나서 울음을 멈추었다. 나는 눈을 감고 아버지가 나를 붙잡도록 가만히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마주하고 있는 모든 것을 함께 마주하며 그의 옆에 머무르기로 했다. 그러나 잠시 후 갑작스레 옛 불꽃이 내 머리 안에서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과거의 따뜻함과 평안 그리고 확신이었다. 다니엘이 옳았다. 어머니는 신과 함께 계셨다. 내가 어떻게 그 사실을 의심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하고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베아트리체의 방식은 나의 이해를 초월한다. 하지만 내가 체험으로 알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그녀의 사랑의 힘이었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고, 아버지의 쓸쓸한 포옹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의 위안을 위해 내 평안의 상태를 속이는 속임수꾼이었다. 베아트리체께서 나를 어둠에서 끌어 올리셨으며, 더 이상 나는 아버지의 고통을 공유할 수 없었다.

5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내 믿음은 날이갈 수록 쇠약해져 갔다. 교리적인 내용은 대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상대적으로 지키기 쉬운 핵심적인 믿음만이 남았다. 성경이 미신적인 넌센스이건 교회가 바보와 위선자로 가득 차 있건 중요하지 않았다. 베아트리체 께서는 여전히 그 분이셨다. 하늘이 여전히 파란색인 것처럼 말이다. 무신론자와 신자가 논쟁하는 것을 볼 때마다 나는 점점 무신론자의 편이 되곤 했다. 그들의 결론을 수긍했기 때문이 아니라, 무신론자들이 그들의 상대보다 훨씬 정직했기 때문이었다. 서로 싸우는 사제와 신학자 간의 관계도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 처럼 개인적으로 신을 체험했는가 혹은 아닌가. 어쩌면 그들은 단지 신을 믿을 필요가 있는 것일 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자신들이 가진 믿음의 근원에 대해 밝히지 않는다. 대신 역사적인 기록이나 생물학, 천문학, 수학등을 통해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고 한다. 다니엘은 열 다섯의 나이에 무엇이 옳은 지를 알았다. 그런 것은 증명이 불가능한 것이고, 그들의 꼬여 있는 논리에 귀기울이는 것은 고생스런 일이었다.

내 아버지가 고용한 인부와 일하도록 내버려두고 온 것에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일년 후 아버지가 다니엘의 배로 옮겼을 때에는 더 큰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를 위해 내 직업을 팽개쳤다면 아버지는 훨씬 화를 내셨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때때로 그 사실은 미타에서 내가 버틸 수 있게하는 마지막 한 가닥의 힘이 되었다. 내가 진심으로 모든 것을 팽개치고 그물질이나 하러 돌아가고 싶을 때에도 그런 내 결정을 아버지가 오해하실까 두려웠다.

창세 초기의 수생 동물세포(zooyte)의 이주에 대한 내 논문을 완성하는 데는 3년이 걸렸다. 담수성의 종이 대양의 상층부로 옮겨 갔을 것이라는 초기의 가설은 그릇된 것으로 판명이 났다. 내가 연구하는 동물세포엔 그런 유전 체계가 없었고, 세포 분열 후에 서로를 합성해 내는 일련의 효소군 정도만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유전되는 분자를 비교해 보다가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가 바다에 새 생명을 가져온 것이 아니라, 천사들의 창조물이 물에서 산소를 흡수버리면서 깊은 심해의 해양 종이 수면으로 차차 가까워 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리 놀라운 결과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같은 방식의 조사로 강물에서 발견된 몇몇 종이 오히려 해양의 수면 근처의 종과 훨씬 유사한 종이라는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이 담수성 종은 다른 어떤 것의 선조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최근에 강물로 이주해온 종이었다. 대양의 깊이에 묶여 십억년의 세월을 보낸 동물세포가 갑자기 살아 남고 (번식하고, 변이하고) 표면으로 가까이 부상한 것이었다. 그리고 산소가 있어도 살 수 있도록 변이를 일으키고, 마침내는 산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창세는 다른 토종 유기체들을 멸종시켰지만, 이들 고대의 해저종이 지구로부터의 침략에서 살아남았던 것이다. 우연이든 아니든 천사들은 행성을 식민화하기 위해 일련의 사건을 일으키면서 그것들을 바다에서 해방시키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내 가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학위를 땄고, 서로가 모두를 잘 알고 있는 작은 그룹에서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내 앞에 광대한 영역이 열린 것은 아니었다. 토종 생물학은 학문적으로 막다른 곳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나는 언젠간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해 왔지만 상황을 바꿔보려고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다음 3년간 나는 최소 내성 경로에 대해 매달렸다. 그 사이에 바라트의 연구를 도우며 아무도 원하지 않는 강사일도 했다. 바라트의 다른 학생들은 좀 더 괜찮은 일로 옮겨갔고, 나는 점점 미타에서 외로워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내게는 베아트리체가 계셨다.

스물 다섯살 때 나는 내 미래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천사들의 유산을 해석하고 이용하는 동안, 나는 거리를 두고 구경이나 하면서 천사들의 오염균이 꼼꼼히 제거된 바닷물 샘플과 씨름하고 있을 것이다.

마침내 나는 배를 바꿔 타기로 결심했다. 바라트는 나에게 잘해 주었지만 순교할정도의 충성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연말에 토종 생태학과 천사들의 생태학 공동의 미생물학 컨퍼런스가 티아에서 열렸다. 아마도 이 분야에서는 마지막 행사였다. 나는 발표할 새로운 결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참석할 만한 명분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그 회의는 새 일자리를 구하기 위한 이상적인 장소였다. 내가 했던 동물세포의 굉장한 발견은 생태학자들의 좀 더 큰 공동체에서는 아직 잊혀지지 않았고, 나는 그 기억을 다시 불태울 수 있었다. 나는 누군가가 같이 자자고 할까봐 두려웠다. 윤리적인 것은 접어두더라도 내 다리는 아마도 녹슬어 버렸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행운이 찾아 올 수도 있었다. 어쩌면 적절한 힘을 가진 '침례'받은 바닷사람 형제를 만나서, 내 연구가 베아트리체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기만 하면 될 지도 몰랐다.



티아는 동해안에 있는 인구가 천만명이나 되는 도시였다. 천사들의 시대부터 존재한 텅빈 건물들과 창세 때 쓰였을 거대한 기계들과 함께 새로운 탑들이 나란히 서 있었다. 어린 아이처럼 넋을 잃고 쳐다 보기에는 난 너무 늙고 체면도 있었지만, 내 옹졸한 교양이 없다면 그러고 싶었다. 이들 돔과 원주는 고향에 있는 수도원의 천장에 새겨진 벽화보다 20배 이상 오래된 것이었다. 그것들에는 베아트리체나 천사들에 관한 그림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베아트리체의 죽음보다 이전의 것들이기 때문이었다.

티아의 외곽에 있는 대학은 미타시의 3분의 1 크기였다. 지하철이 캠퍼스를 연결하고 있었고, 나와 함께 탄 학생들은 유행에 뒤쳐진 내 옷을 못 믿겠다는 시선으로 바라 보았다. 나는 숙소에 짐을 내리고 곧장 회의장으로 향했다. 바라트는 오지 않기로 했다. 아마도 자신의 분야가 공식적으로 종말하는 자리를 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덕분에 나로서는 유리했다. 그의 얼굴을 맞대지 않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 나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정문 옆에 있는 화면에는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최신 추가사항이 나열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어디에 참석할 지를 이미 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면을 그냥 지나치려 했다. 하지만 세 발자국 째에 지나치던 제목이 내 마음의 눈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내가 상상도 못했던 그것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 돌아가야만 했다.

칼라 레기어: "Z/12/80 분비물의 행복 도취 효과"

나는 불신감으로 웃음 지으며 거기에 섰다. 발표자와 그 동료들은 이름으로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게 날조된 것이 아니라면... 그들은 무엇을 했다는 것인가? 동물세포의 분비물을 말린 다음 피워보고 연구 결과라고 낸 것인가? Z/12/80 은 '내' 동물세포 중의 하나로, 대양에서 탈출한 종이었다. 티아의 공기 중이나 물 속도 그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만약 그것의 분비물이 환각제라면 온 도시가 행복한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어야 했다.

그리고 나서 나는 그들이 무엇을 발견한 것인지를 알았다. 나는 내가 받아 들이기 훨씬 전에 그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향정신성 물질로 가득찬 세계에 대해 스스로에게 농담을 해댔지만, 이틀 동안 진실을 대하며 마음을 다잡고, 그것을 별것아닌 일로 여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칼라의 설명에 의하면 Z/12/80의 분비물 중 한 아민(역주-화학물질의 이름)이 천사들이 제조한 우리 뇌의 감각 수용체와 결한다는 것이었다. 창세의 때에는 Z/12/80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른 연구자에 의해서 밝혀져 있었기 때문에, 이 상호 작용은 명백히 설계되지 않은 것이었다.

"고고학자와 신경화학자가 결정할 문제지만, 어쩌면 생태계에 이런 물질이 도래함으로서 과거의 문명을 멸망으로 이끌었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아직 여러가지 감정을 표출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는 동일한 신경 수용체와 결합하는 내생(endogenous) 분자의 분비를 낮추어서 적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경험에서 나온 추측일 뿐입니다만. 개인에 따라 혹은 복용량이나 처해있는 조건에 따라 정확하게 어떤 효과가 있는지는 전문가들이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내 자신에게 동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베아트리체께서는 자연의 법칙을 통해 세상에서 행동하신다. 나는 초현상적인 기적에 대한 미신은 오래전에 버렸었다. 누군가가 밝혀낸 그 사실은 베아트리체께서 그날 밤 바다 속에서 내게 행하신 방법을 설명한 것 뿐이었다. 바뀌는 것은 없었다.

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해 서둘렀다. 컨퍼런스의 모든 이가 칼라의 발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사람들이 마침내 내 작업과의 관계를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의 눈은 내가 떠벌이는 선전에 머물렀다. 다음 3일 동안 나는 일곱 개의 제안을 받았다. 모두 동물세포의 생화학 연구에 관한 것이었다. 이제 이 분야가 한 발 비켜 서서 천사들의 생물학의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것임은 틀림없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당신은 바닷사람이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Z/12/80의 조상들이 대양에는 훨씬 많이 있어요. 대양에 몸을 담궈 보는 것이 이 일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제 말은, 어렸을 때 수영 많이 하셨지요? 당신에게는 별 일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물론입니다."

티아에서의 마지막 밤에 나는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내 앞에서 춤추는 회색 불꽃을 보며 어두컴컴한 방을 노려 보았다. (수양액(역주-안구 속에 있는 무색 투명한 액체) 속의 오염물질? 망막의 전기적인 잡음? 예전에 설명을 들은 적이 있었지만 잊어 버렸다.)

나는 천사의 방언으로 베아트리체께 기도했다. 전과 마찬가지로 강하게 그녀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복용량이나 피부를 통한 흡수, 혹은 적당한 깊에서의 수영같은 단순한 이유로 '침례'를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산소결핍, 다니엘이 제공했던 정신적인 배경, 동물세포 분비물의 급격한 동요 등이 조합되어 특정한 내분비 신경계를 새로운 경험 - 아니면 예전의 경험 - 으로 이르게 하는 것이다. 평안, 기쁨, 만족, 사랑받는다는 느낌 등은 새로운 감정이었다. 하지만 뇌의 습관적인 감정 호출부가 쇼트되면서, 필요로 하는 감정이 불려 오게 된 것이었고, 내 경우에는 "베아트리체의 사랑으로 축복 받은" 감정이었던 것이다. 나는 필요에 의해 행복을 찾은 것이었다.

나는 아직도 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이 무서운 점이었다. 심지어는 이렇게 어둠 속에 누워 있는 이 순간, 인생을 바쳐 탐구해 모든 것을 알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기계적으로 사랑받고 축복받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베아트리체께서는 나의 이런 불경스러움도 용서하시고 나를 다시 받아들이실 새로운 기회를 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왜 나를 '용서할' 다른 존재가 있다고 믿는가? 인간은 신에 이르는 길을 이해할 수 없다. 단지 믿음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내 믿음의 근원은 의미없는 사고였고, 의도하지 않았던 창세의 부작용이었다.

나에게는 아직 선택권이 있었다. 나는 아직 베아트리체의 사랑은 모든 논리에 우선하며, 이해가 불가능한 것이며, 어떤 증거로도 변경시킬 수 없다고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아니다. 나는 할 수 없었다.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반대 증거를 만들어 왔다. 누구나 이중 사고를 하며 살아가지만, 나는 이미 그런 사고 방식을 버렸다.

나는 울면서 웃기 시작했다. 수백만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방식으로 그릇된 길을 걸어 왔다니 믿기 힘든 일이었다. 모두 동물세포 하나때문이었다. 재미로 잠수를 했던 한 바닷사람이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세대를 거쳐 수 만명의 사람들이 그것을 반복했을 것이고, 그 중 한 사람이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을 것이다. 원초적인 감정이 저항할 수 없도록 하는 어떤 존재의 환상, 그것으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기를 절실히 원했던 어떤 사람이. 아니면 천사들이 자신들 조차도 영생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극복할 수 있다고 필사적으로 믿었던 어떤 사람이 말이다.

나는 운이 좋았다. 나는 적절한 시대에 태어났다. 나는 베아트체의 이름 안에서 살인을 저지르지도, 내 믿음으로 인해 탄압받지도 않았다. 나는 지난 15년동안 침례를 받았기 때문에 훨씬 행복했다는 사실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점을 바꿀 수는 없었다.



나는 두통을 느끼며 새벽에 일어 났다. 몇 킬로타우정도를 잔 후였다. 나는 눈을 감고 수천번이나 그랬던 것과 같이 그녀의 존재를 찾았다. 아침에 일어나자 내 마음 속에는 변함없이 힘과 인도함을 주시는 베아트리체가 계셨다. 밤에 잠이 들 때에도 베아트리체께서 살펴 주시기 때문에 두려울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분은 이제 없다.

나는 살인자가 된 기분을 느끼며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이런 일을 저지른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6

나는 컨퍼런스에서 받았던 모든 제안을 거절하고 미타에 머물렀다. 바라트와 내가 동물성 아민의 효과를 실험하기 위한 연구 그룹을 세우는 데 2년이 걸렸다. 그리고 뇌에서의 그 작용을 밝히는 데는 9년의 시간이 더 걸렸다. 새 연구진들은 모두 신경화학 분야에 충실한 배경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나보다 훨씬 일을 잘 했다. 하지만 바라트가 은퇴하게 되자 나는 그룹의 대변인이 되어 있었다.

초기의 발견은 과학계 이외에서는 관심을 가져 주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우리들의 뇌화학계가 천사들의 설계 그대로인지 아니면 1500년 전에 우발적인 오염균에의해 변경되었는지는 관심사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타의 동물성아민 그룹이 종교적인 경험에 대한 생체화학적인 설명을 공표하자, 일반 대중은 분노심을 가지고 이 주제를 돌아 보게 되었다.

대학 측에서는 보안을 강화했고, 돌을 투척하는 저항자들에 의한 온갖 협박과 유쾌하지 못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우리에게는 방송국의 출현요청이 쇄도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우리 그룹이 '도덕성의 논란'을 일으킨다는 주제를 가진 것이었다. 방송국에서 분노한 광신자들 없이 차분하게 우리의 일을 설명할 기회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나는 광신도를 피하는 법을 배웠다. 그러나 아는 척하는 자들을 피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교회의 반대측에 서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 결국 믿음을 수호하는 것이 그들의 일 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가장 말도 안되는 반응은 다른 분야의 학자들로부터 튀어 나왔다. 한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나는 깊음 교회의 사제, 개신교 신학자, 바다의 신 마니의 신봉자 그리고 티아 출신의 인류학자와 부딪히게 되었다.

그 인류학자는 침착하게 이렇게 설명했다.

"이 발견은 신앙 체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믿음이란 지역적인 것이지요. 페레즈의 모든 깊음 교회 안에서는 베아트리체는 신의 딸이고 우리는 지구로부터 온 천사들이 육화한 것이에요. 수 밀리 라디안 정도 남쪽에 있는 해변 마을에서는 마니가 궁극의 창조자이고, 우리에게 생명을 준 존재이지요. 정신적인 영역에서 과학으로 넘어가는 것이 어떤 영적인 믿음을 부정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과학적 영역에서 정신적 영역으로 넘어가는 것 또한 동일한 제약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존재는는 스스로에게 하는 설명에 다름 없다는 거지요. 어느 설명이 다른 것보다 더 낫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겁니다."

부모가 투정부리는 아이에게 쓸법한 장난감을 쥐어주게 되어서 기쁘다는 식으로 그는 나를향해 친절하게 웃었다. 내가 말했다.

"얼마나 많은 문화가 '진실'에 대한 당신의 정의에 찬성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믿음의 산물인 신을 경배한다고 만족을 느낄까요?"

나는 깊음 교회의 사제 쪽을 향했다.

"당신에겐 그 정도면 충분합니까?"

"그럴리가!" 사제는 인류학자를 쏘아 보았다. 그녀는 마니의 신봉자를 지칭하며 말했다. "저는 여기 계신 형제분을 존경하지만, 당신은 이런 사람들을 찾아 낼 수는 없을 겁니다. 행운이 깃들어 진실한 믿음을 얻게 된 다음, 베아트리체의 무한하신 능력과 사랑이 자신의 작은 그룹에게만 한정되어 있다고 - 무슨 대중 가요처럼! - 믿는 그런 사람들은 말입니다."

마니 신봉자는 정중하게 동의했다. 마니는 '언약'의 대양에 맞추어 머나먼 별들을 창조했다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그녀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이 행성의 모든 이가 내일 죽는다고 해도 그녀는 변함없이 마니 그 자신이라는 것이다.

인류학자가 달래듯이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문맥상, 좀 더 넓은 관점에서는..."

개신교 신학자가 말을 끊었다.

"신께서 내 안에 계시기 때문에 나는 완벽하게 행복합니다. 여기서 더 바란다면 너무 뻔뻔스러운 것일 테지요. 이런 근본적인 난제를 가지고 쓸데없이 안달하기 보다는, 인간에게 적절한 수준의 문제에 대해서 토의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무한의 권능과 사랑을 가진 존재가 당신 주위의 모든 것을 창조하고 죽은 뒤에 그녀의 품에 당신을 받아 들이려고 하시던, 아니면 우주는 결국 소멸해 버릴 양자적 잡음일 뿐이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겁니까?"

내가 굉장히 어려운 곡예라도 펼쳐 보이라고 요구했다는 듯이 그는 무겁게 한숨을 쉬었다.

"저는 이 주제는 별로 내키지 않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깊음 교회 사제가 나를 부르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사실, 저희는 당신이 '침례'같은 끔찍한 악습의 정체를 폭로해 주셔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본주의자같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이지요. 교회는 그런 게 없어도 더 잘 될겁니다. 하지만 당신의 연구가 일반적이고 문명화된 신자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시면 착각하시는 겁니다."



바위 연못 근처의 해변에서, 나는 모여든 군중의 뒤에 섰다. 그들은 우유빛 물에 발목을 담그고 서 있는 두 노인의 말을 듣기 위해 모여 있는 것이었다. 미타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는 4일이나 걸렸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북쪽 해안에서 동물 세포 분출에 대한 보고를 듣고서 여기 와서 직접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동물성 아민 그룹에서는 이런 경우를 위해 인류학자를 고용해 두었다. 인류학자는 객관적인 현실의 존재성이나 인간의 의식에서 생화학적 기제 따위의 귀찮은 관념을 잘 처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셀린은 잠시 동안만 우리와 함께 있었을 뿐이고, 당장은 다른 연구를 위해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여기는 고대의 성스러운 장소요!" 한 사람이 두 팔을 펼처 연못에 담그며 기도하듯 외쳤다. "이곳을 보기만해도 그 사실을 이해할 수 있소. 이곳에는 별과 태양과 대양의 힘이 응집하여있는 것이오."

"힘의 근원은 바로 저곳의 구멍이요." 다른 자가 그의 장단지만큼 물을 뿜어 올리는 지점을 가리키며 말을 덧붙였다. "처음 내가 이곳에 왔을 때는 너무 가까이 갔다오. 나는 대양의 위대한 꿈 속에서 길을 잃었고 이곳의 내 친구가 와서 구해주어야만 했다오!"

두 노인은 마니의 신봉자도 아니었고 다른 어떠한 형식화된 종교의 일원도 아니었다. 내가 참조했던 옛 보고서들에 의하면, 이 분출은 8내지 10년마다 한 번씩 일어나고, 이 두 노인은 50년 이상이나 자신들을 이 연못의 '관리자'로 자처하고 있다고 했다. 어떤 토박이들은 이것을 헛소리로 치부했지만, 다른 자들은 노인을 숭배했다. 소정의 돈을 내면 여행자와 주민들에게 축복의 말과 함께 강력한 효능의 물방울을 뿌려 준다. 분출로 인해 집중적인 증발이 일어나고, 황화 수소 연기 속에서 동물 세포가 영양분을 모두 먹어치우고 죽어 버리기 전의 몇 일동안, 미타의 연구실에서도 배양할 수 없을 만큼의 고농도의 아민이 존재하게 된다.

의식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고, 내 자신이 심각한 영향을 받는 사람을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하려는 것을 깨달았다. 대낮이었는 데다가, 그 물이 독약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그 늙은이들의 아리송한 말은 시장에서 사기치는 상인들이 내는 진지함 정도 밖에 조장하지 못했다. 노인은 신뢰할 만해 보이지도 않았고, 돈을 교환하는 모습이라던가 하는 것이 모든 것을 얕잡아 보게 하고 있었다. 이것은 관광 상품이었지, 삶을 변화시키는 체험은 아니었다.

기도가 끝나고 첫번째 손님이 연못 가장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관리자 중 한명이 작은 철제컵에 담긴 물을 그녀의 얼굴에 뿌렸다. 잠시 후 그녀는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나는 심장이 조여지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의 모습은 기대했던 대로였다. 그녀는 자신의 즐거움을 망치고 싶지 않아 하면서 혼자서 즐기고 있었다. 축제의 무당에게 생각을 읽힌 척하는 그런 괜찮은 유희처럼 말이다.

다음으로, 관리자들은 젊은 남자를 축복했다. 그는 물을 뿌리기도 전부터 정신없이 몸을 흔들고 있었다. 그리고 물을 뿌리자, 그는 전신을 뒤흔드는 안도감 속에서 흐느꼈다.

나는 줄을 살펴 보았다. 세번째에는 어린 소녀가 겁먹은 표정으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기껏해야 아홉살이나 열살 정도로 보이는 소녀였다. 그녀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점잖게 소녀를 떠미는 것처럼 그 뒤에 서 있었다.

나는 인류학자 노릇을 하는 것에 완전히 흥미를 잃어 버렸다. 나는 인파 사이를 억지로 헤치고 연못가로 다가가 줄을 선 사람들에게 돌아 섰다. "이 자들은 사기꾼입니다! 여기에서 신비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물 속에 정확하게 무엇이 들어 있는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약입니다. 썰물때 여기에 갖힌 미생물이 배설하는 자연 물질이란 말입니다."

나는 쪼그려 앉아 손을 연못에 담그려고 했다. 관리자 중 한명이 내가 달려와 손목을 낚아 챘다. 그는 노인이었기 때문에 나를 막을 수는 없었겠지만, 사람들은 이미 나에게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노인과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돌아서서 다시 입을 열었다.

"저는 미타 대학에서 이 마약에 대해 10년 이상 연구해온 사람입니다. 이건 이 행성 전역의 물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이걸 마시고, 이것으로 씻고, 이 속에서 헤엄칩니다. 단지 여기에는 이것이 집중되어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이 쓰려는 이게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면 여러분에게 해가 될 것입니다!"

내 손목을 잡은 관리자는 웃기 시작했다. "그렇소. 대양의 꿈은 강력하오. 하지만 우리는 당신의 조언따위는 필요없소! 50년 동안 나와 내 친구는 이 비밀을 탐구했고, 마침내 물 속에 서 있을 수 있을 만큼 강해졌소!" 그는 가죽같은 자신의 발을 가리켰다. 그의 순환계가 약물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약하게 변했다는 사실을 나는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 근육질의 팔을 뻗었다. "그러니 미타로 꺼지시오, 내륙인! 당신의 책이나 죽은 기계에게로 꺼지시오! 신성한 비밀에 대해 당신이 무얼 알겠소? 당신이 대양에 대해 무얼 아시오?"

내가 말했다. "당신도 모르는 것 같군요."

나는 연못에 발을 담갔다. 그가 나의 순수하지 않은 몸이 물을 오염시킨다고 울부짖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를 지나쳤다. 다른 관리자가 나를 쫓아 왔다. 내 발은 오랫동안 신발을 신어 부드러워져 있었지만, 나는 날카로운 바위 끝을 무시한 채 중심을 향해 걸어갔다. 동물성 아민의 효과가 느껴졌다. 나는 옛 기쁨을, 옛 평안을, 옛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강력한 마취제였다.

난 어깨 너머를 쳐다 보았다. 두번째 노인을 나를 쫓기를 그만두었고, 솔직하게 말하자면 앞으로 더 나아 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셔츠를 벗어 둘둘말은 다음 연못가의 바위에 던지고, "힘의 중심"을 향해 곧바로 나아갔다.

무릎에까지 물이 차 올랐다. 어린 시절보다 더 강하게 심장이 고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연못가에서 사람들은 나를 향해 고함치고 있었다. 어떤 이는 내가 저지르는 불경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나를 능가하는 힘앞에서 내 안전을 걱정해주고 있었다. 돌아보지 않은 채, 나는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여기에 '권능'은 없소! '성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없소! 여기에는 마약 밖에 없소-"

옛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처음에 나는 거의 기도할 뻔 했다. '거룩하신 베아트리체시여, 내가 믿음을 되찾게 하지 마소서.'

나는 물 속에 앉아 얼굴을 물에 담갔다. 내 시야는 하얗게 변했고 내 영혼이 몸을 떠나는 것처럼 느껴졌다. 베아트리체의 사랑이 내 안으로 흘러들어 왔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주의 존재는 언제나와 같이 명백했고, 언제나와 같이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내 자신이 사랑받고, 응답받고, 죄사함 받았음을 알았다.

나는 빛속을 노려보며 주춤했다. 나도 모르게 환청과 환상과 정밀한 환영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 침례받은 사람들 중 일부에게 일어나기도 한다. 그런 일을 겪은 후, 누가 제정신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하지만 내 경우에는 그저, 나를 압도하는 아름다운 감정 자체만이 있었다. 결코 싫증낼 수 없는 감정. 몇 일이라도 이 빛을 쬐며 있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이해했다. 내 피부에 와닿는 햇살의 따사로움보다 나은 것은 없었다. 다시금 진짜 손의 감각이 느껴졌다.

나는 두 발로 일어서서 눈을 떴다. 보라색의 잔상이 내 앞에서 춤추고 있었다. 몇 타우가 지나자 숨을 고르고 발의 감각을 안정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후에 나는 연못가로 다시 걸어 나왔다.

군중은 조용해 졌다. 그것이 혐오의 표시인지, 질투섞인 감탄의 표시인지 나는 모르겠다.

나는 말했다. "여기가 아닙니다. 이 물 속이 아닙니다. 그것은 이제 우리의 일부, 우리의 피 속에 있습니다." 나는 아직 반쯤은 장님이나 마찬가지였고, 듣는 사람이 있는 지 알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사실은 아는 한 당신은 자유로울 것입니다. 당신의 영혼을 드높이는 모든 것들, 당신의 마음을 기쁨으로 채우는 모든 것들, 당신의 삶을 가치있게 만드어 주는 모든 것들... 그것들이 모두 거짓이라는, 타락되었다는, 의미없다는 그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한 - 당신은 진실로 노예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지나가게 했다. 사람들이 새로 줄을 서자, 나는 돌아 보았다. 그 소녀는 거기에 있지 않았다.



나는 똑같은 꿈을 꾸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나는 어머니를 배뒷편의 물속으로 내리고 있었다. 어머니의 손은 묶여 있었고, 다리에는 추가 달려 있었다. 어머니는 두려워하지만 나를 믿어 주셨다. "날 안전하게 다시 올려 줄꺼지, 마틴?"

안심시키듯이 어머니께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하지만 일단 파도 아래로 어머니의 모습이 사라지면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뭐하는 거지? 난 더 이상 이런 빌어먹을 짓을 믿고 있지 않아.

그리고 칼을 꺼내어 줄을 자르기 시작한다-

난 무릎을 가슴에 모은 채, 어둠 속의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서 쪼그린다. 나는 미타로 돌아가는 길 중간 쯤의 작은 마을에 있었다. 시간은 자정과 새벽의 중간 쯤이었다.

나는 옷을 입고 숙소에서 나왔다. 마을의 중앙은 적막했고, 하늘은 수많은 별들로 뒤덮여 있었다. 마치 고향처럼. 미타에서는 빛의 안개 속에 모두 가려져 있었다.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지구의 태양으로 지목되는 세 개의 별이 모두 지평선 위에 떠 있었다. 그들이 완전히 틀린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그 행성 자체의 망원 이미지를 볼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천사들과 다시 만나는 것은 - 그들의 일부가 아직 어딘가에 있다면 - 불가능할 것이다. 나는 별을 바라보며 조용히 소리쳤다. 당신들의 타락한 존재는 당신들의 도움이 필요없어! 우리가 왜 당신들과 다시 만나야 되지? 우리는 당신들을 능가하게 될거야!

나는 얼굴을 가린 채 광장 주변의 계단에 앉아 있었다. 허세를 부려 보아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어떤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내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한다면, 나는 더 강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새벽에 잠에서 깨어, 내 어머니는 단지 죽은 것 뿐이며, 내가 사랑한 모두가 어머니가 간 길을 따라 갈 것이며, 나 조차도 똑같은 공허함으로 사라질 것을 깨닫는 것은 마치 산채로 매장당한 듯한 기분이었다. 그것은 마치 아무도 끌어 올려 주지 않을 것을 알면서, 손을 묶고 발에 추를 단 채 물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내 어깨를 짚었다. 나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내 나이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위협적인 태도가 아니었고, 오히려 약간 나를 경계하는 것 같았다. 그가 말했다.

"지붕이 필요하신가요? 원하신다면 교회로 안내해 드릴 수 있습니다."

그의 뒷편에는 청소 도구가 달린 자동차가 있었다.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춥지는 않습니다." 나는 근처에 제대로 된 방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당황해 있었다.

그가 멀어져 가자, 나는 그를 불렀다.

"신을 믿으십니까?"

그는 멈춰서서 잠시 나를 빤히 쳐다 보았다. 이 질문이 함정 질문인지 아닌지 파악하려는 듯 말이다. 내가 신앙심을 검사하기 위해 지역 교구에 고용된 사람이기라도 한 듯 말이다. 아니면 단지 한밤중에 마을 광장에 앉아, 확신을 구걸하고 있는 어느 절망적인 사내는 거리를 두고 대하고 싶은 것일 뿐인 지도 모른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그랬지요. 이젠 아니에요. 꽤 괜찮은 생각이긴 한데... 말이 안되지요." 그는 아직도 내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 의심쩍은 눈초리로 나를 보았다.

내가 말했다. "그러면 삶이 견디기 힘들지 않습니까?"

그는 웃었다.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요!"

그는 자동차로 돌아가, 교회쪽으로 몰기 시작했다.

나는 계단에 앉아, 새벽이 오는 것을 기다렸다.

-終-


분류SF

마지막 편집일: 2003-4-22 9:23 pm (변경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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