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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ic

by. Greg Egan

번역 냥날

출처: http://www.netspace.net.au/~gregegan/OCEANIC/Complete/Oceanic.html새 창으로 열기

1

물결은 점잖게 보트를 들었다 놓았다 한다. 내 숨소리는 점점 느려지고, 선체의 삐걱이는 소리와 보조를 맞추어 간다. 이윽고 선실의 희미하고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내 폐를 채우고 비우는 감각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마치 어둠속에서 부유하는 것 처럼. 들숨을 쉴 때마다 나는 부유하고, 날숨을 쉴 때마다 다시 가라 앉는다.

윗 침대에서, 형인 다니엘이 또렷한 목소리로 물었다.

"신을 믿니?"

순간적으로 잠이 달아났다. 하지만 나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눈을 뜬 채로 불이 꺼진 선실의 어둠을 쳐다 보았다. 어둠은 소란스러운 곤충무리처럼 움직이는 유령의 불빛처럼 보였다.

"마틴?"

"안 자."

"너, 신을 믿니?"

"물론."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은 신을 믿었다. 모두가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고, 모두가 '그녀'에게 기도했다. 그 누구보다도 다니엘은 그랬다. 지난 여름 "깊음 교회"(Deep Church)에 입회한 이후, 그는 매일 아침 새벽까지 일 킬로타우 동안 기도를 했다. 나는 아침에 깨면 선실의 한 켠 벽앞에 무릎을 꿇고 중얼거리며 가슴을 치며 기도하는 그를 보고 다시 잠에 빠져 들곤 했다.

우리 가족은 "개신교"(Transitional)였지만 다니엘은 열 다섯 살이었고 자신의 길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나이였다. 어머니는 외교적인 함구로서 이를 용인했지만, 아버지는 다니엘의 독립과 믿음의 힘을 내심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내 자신의 감정은 양 쪽 모두였다. 나는 형이 수영하러 가자고 깨우는 일에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이를 싫어한 적은 결코 없었다. 왜냐하면 언제나 나에게 앞 날을 보게해 주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읽은 책의 단락을 나에게 읽어 주었고, 그가 공부한 언어의 단어와 숙어를 가르쳐 주었고, 처음 보는 수학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우리는 밤중까지 깨어 있으며 별의 핵(cores of stars)이나 초한수(transfinite numbers)의 구조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그가 변하게 된 이유나 점점 깊어지는 신앙심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런 배척에 때문에 내가 상처받은 건지, 아니면 단지 그러려니 하는지는 나도 잘 몰랐다. "개신교도"가 "깊음 교회인"의 유사품 같은 것이라는 사실은 알 수 있었지만, 평범함의 댓가가 해가 뜰때까지 잘 수 있는 것 정도라면 다니엘의 경우가 그렇게 나쁜 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다니엘이 말했다.

"왜?"

나는 그의 침대 밑바닥을 쳐다 보았지만, 정말로 그것을 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선실의 어둠 속에서 그 딱딱함을 상상할 뿐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누군가가 '지구'로부터 '천사들'을 이곳으로 인도했잖아. 만약 지구가 너무 멀어서 '언약'(역주-마틴이 사는 행성의 이름)을 볼 수 없으면, 지구에서는 신의 도움없이 어떻게 '언약'을 찾어?"

다니엘이 약간 뒤척이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천사들'은 우리보다 좋은 망원경을 가지고 있겠지. 아니면 언약이 발견되었다는 것도 모른 채 지구로부터 모든 방향으로 원정대를 파견하고 있을 거야."

나는 웃었다.

"하지만 그들이 다시 '육신'이 되기 위해서는 '여기'에 와야 한다구!"

신앙심 없는 열살배기도 그 정도는 안다. 신은 '천사들'이 영생을 도둑질한 죄를 참회하게 하기 위한 장소로서 '언약'을 예비했다. 개신교도들은 우리가 백만년안에 다시 "천사"가 되는 권리를 얻을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반면 깊음 교회인들은 하늘에서 별이 떨어져 내릴 때까지 우리는 육신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다니엘이 말했다.

"어떻게 천사들이 실재했었다고 확신할 수 있어? 아니면 신이 정말로 천사들을 육(肉)으로 돌리기 위해서 신의 딸 '베아트리체'를 보내셨다고?"

나는 곰곰히 생각했다. 당장 떠오르는 유일한 대답은 성경 말씀뿐이었다. 몇 년 전에 다니엘이 가르쳐준 바에 따르면 그것은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권위를 가진다고 했다. 마침내 나는 고백했다.

"모르겠어."

바보 같은 기분을 느꼈지만, 그가 나와 이런 어려운 문제들을 토론하려 한다는 사실이 기뻤다. 나는 주위의 모두가 그러기 때문이 아니라 합당한 이유로 신을 믿고 싶었다.

다니엘이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우리가 2천년 전에 여기 왔을 거라고 해. 그 전에는 인간이나 어떤 식물이나 동물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어. 그건 성경이 말하는 것보다 더 오래 되었지. 하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해석이 가능한 거야. 그리고 성경은 조금 시적인 함축이 있기 때문에 모든 해석을 가능하게 하지.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수 백만년 전에 간단한 화학물질에서 토종 미생물이 스스로 형성되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이게 신이 그 모든 과정을 인도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야. 모든 것은 가능해, 정말로. 과학도 성경도 둘 다 사실일 수 있어."

나는 이제 그가 하려는 말을 알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형은 과학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거구나?"

나는 자랑스러웠다. 내 형은 천재다!

"아니야"

다니엘은 잠시 침묵했다.

"모든 것은 항상 양방향이야. 성경에 뭐라고 써 있든, 사람들은 사실에 대해 다른 설명들을 가지고 나올 수 있어. 우주선이 지구를 떠난 것은 엉뚱한 이유 때문인지도 몰라. 알 수 없는 이유로 천사들이 스스로를 위한 몸을 만든 것일 수도 있지. 불신자들에게 성경이 신의 말씀이라고 믿게할 방법은 전혀 없어. 그것은 믿음의 문제야."

"오."

"믿음이 가장 중요한거야." 다니엘은 주장했다. "만약 믿음이 없으면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되고 말거야."

나는 실망스러운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며 찬성하는 소리를 냈다. 나는 다니엘에게서 더 많은 것을 기대했었다. 개신교 교회에서 하는 졸린 설교처럼 맥빠진 주장보다는 말이다.

"무엇이 믿음을 얻게 하는지 알아?"

"아니."

"신께 구해. 그게 다야. 베아트리체께 너의 마음으로 와서 너에게 믿음의 선물을 주시기를 요청해."

나는 저항했다.

"우리는 교회에 갈 때마다 그러잖아!"

나는 그가 벌써 개신교회의 예배를 잊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성직자가 베아트리체의 피를 상징하는 바닷물 한 방울을 혓바닥에 떨어뜨리면 우리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선물을 간구한다.

"하지만 너는 받았니?"

나는 거기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

"잘 모르겠는데."

나는 신을 믿는다. 그렇잖아?

"받았을껄?"

다니엘은 재미있는 듯 했다.

"너가 믿음의 선물을 받았으면 너가 '알아야' 돼"

나는 곤란해하며 어둠속을 응시했다.

"제대로 요청하려면 깊음 교회에 가야돼?"

"아니. 깊음 교회에서 조차도 모두가 베아트리체를 마음속에 초대한것은 아니야. 그러려면 성경 말씀처럼 해야만 하지. '다시, 태어나지 않은 아이처럼, 발가벗고, 무기력한.'"

"나는 세례 받았어, 안그래?"

"영적으로 보자면, 태어나고 30일째에 받는 유아 세례는 부모들이 좋은 뜻으로 하는 제스춰일 뿐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아이를 구원할 수는 없어."

이젠 얘기가 엉뚱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최소한 아버지는 다니엘의 변화를 찬성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니엘은 우리 가족이 신을 섬기는 방법은 허식이거나 완전히 잘못되었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다니엘이 말했다.

"베아트리체가 마지막으로 나타나셔서 사도들에게 했던 말을 기억해? '내 피 속에서 죽지 않으려는 자, 진실로 천상의 내 어머니의 얼굴을 뵙지 못하리라.' 그래서 사도들은 서로의 손과 발을 묶고 발목에는 돌을 달았지."

나는 가슴이 조여왔다.

"그래서 형은 그걸 한거야?"

"응."

"언제?"

"일년 전 쯤."

나는 점점 더 당황스러웠다.

"아빠 엄마도 같이 갔어?"

다니엘은 웃었다.

"아냐! 공식적인 행사가 아니라구. 기도 모임의 친구들이 도와 주었어. 물밖으로 끌어 올려줄 친구가 한 명 갑판에 앉아 있어. 왜냐면 '베아트리체께서 사도들에게 했듯 묶은 줄을 풀고 물 밖으로 올려주세요'하고 비는 건 오만한 일이거든. 그래도 물 속에서는 신과 나 뿐이지."

그는 침대에서 내려와 내 옆에 무릎꿇고 앉았다.

"마틴, 네 삶을 베아트리체께 바칠 준비가 됐니?"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는 회색 불꽃을 일으켰다.

나는 망설였다.

"그냥 물 속에 뛰어 들면 돼? 잠깐동안 그대로 있으면 되는 거지?"

밤에 보트에서 뛰어내려 수영했던 일은 수백번이나 있다. 그때마다 무서울 것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아니. 발에 돌을 달아야 돼."

그의 어조는 타협이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얼마동안 숨을 참을 수 있니?"

"이백 타우."

이건 과장이었다. 이백 타우는 내 목표였다.

"충분하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다니엘이 말했다.

"함께 기도하자."

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우리는 함께 무릎을 꿇고 앉았다.

다니엘이 중얼 거렸다.

"거룩한 베아트리체여, 내 형제 마틴에게 보혈의 귀한 선물을 받을 용기를 허락하옵소서."

그런 후 그는 외국어 비슷한 말로 기도하기 시작했다. 전에 들어 본 어떠한 말과도 다른 거친 음절들을 빠르게 중얼거렸다. 나는 불안하게 들고 있었다. 베아트리체가 내 마음을 바꾸길 원하는지 스스로 확신할 수 없었고, 이런 열정적인 표현이 베아트리체를 재촉하게 될까봐 두려웠다.

나는 말했다.

"안하면 안돼?"

"그럼 절대로 신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나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나는 죽음의 계곡을 헤메게 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영원히. 비록 성경이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진 않지만, 은유의 뒤에 있는 진실이 더 나을리 없었다. 절대로 더 나빴다.

"그럼... 엄마랑 아빠는?"

그쪽이 더 걱정되었다. 부모님은 다니엘의 간청으로 다리에 돌을 맨 채 바다로 뛰어내리거나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시간이 좀 걸릴거야."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어지러움을 느꼈다. 다니엘은 절대적으로 진심이었다.

그가 일어나 사다리를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몇 계단 올라서서 해치를 열었다. 별빛이 그의 팔과 어깨의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그가 돌아 섰을때,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이리와 마틴."

그가 속삭였다.

"미루기만하면, 더 힘들 뿐이야."

그 목소리의 거친 조급함은 친숙한 것이었다: 관대하고, 은밀하고, 어른의 조바심과는 전혀 다른. 그는 마치 '음식 서리가는데 같이가지 않을래?'라고 말하는 듯 했다. 정말로 공모자가 필요하다기 보다는 내가 그 흥분과 전리품을 놓치게 되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라는 듯이 말이다.

내가 물에 빠져 익사하는 것보다 저주를 더 두려워한다고 가정해 보았다. 게다가 나는 위험을 경고해 주는 다니엘을 언제나 믿었다. 하지만 이번 만은 그가 옳다고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었기에, 공포보다 더한 어떤 것 혹은 맹목적인 믿음에 내몰려야만 했다.

이번 일은 다니엘이 나를 자신과 동급으로 취급한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나는 열 살이었고, 또 다른 어떤 것이 되기 위해 아픔을 겪는 시기였다. 부모님같은 괴로운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중간 쯤의, 자유와 비밀로 가득찬 다니엘은 이미 도달한 어떤 것 정도랄까. 나는 형만큼 강하고, 빠르고, 재치있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신을 진정으로 믿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시련인 것은 아니지만, 이 일에 있어서 신이 나를 변화시킨다는 보장이 없었다.

나는 그를 따라 갑판으로 나갔다.

다니엘은 공구함에서 줄과 칼과 그물에 매다는 추를 네 개 꺼내왔다. 그가 밧출에 추를 달아 내 발목에 묶는 동안 나는 옷을 벗고 갑판에 앉았다. 시험삼아 발을 들어 보니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물 속에서는 부력을 낮추어 몸이 가라앉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마틴? 손을 모아봐."

갑자기 나는 울고 있었다. 팔이 자유롭다면 어떻게든 수영을 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손이 묶은 채로는 방법이 없다.

다니엘이 무릎을 꿇고 내 눈을 바라 보았다.

"쉿. 괜찮아."

나는 자신이 싫었다. 내가 엉엉 우는 어린아이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섭니?"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니엘이 안도감을 주는 미소를 지었다.

"왜 그런지 알아? 누가 널 그렇게 만드는 지 알아? '죽음'은 네가 베아트리체의 품으로 가는 걸 바라지 않거든. 죽음은 너를 원하고 있어. 그래서 이 보트에 와서 네 마음에 두려움을 불어 넣고 있는거야. 왜냐하면 널 거의 잃어버렸다는 걸 잘 아니까 말이야."

무엇인가가 공구함 뒤의 그림자로부터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사라지는 것 같았다. 우리가 다시 보트 안으로 들어간다면 죽음은 우리를 따라올까? 다니엘이 잠들기를 기다렸다가? 내가 베아트리체를 외면한다면 누가 죽음을 쫓아 줄 수 있지?

나는 갑판을 쳐다 보았다. 부끄럽게 눈물이 양 볼을 타고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팔과 손목을 모았다.

손을 묶고 - 생각했던 것처럼 손바닥을 합해 묶은 게 아니라 손목의 고리 두개를 짧은 다리를 두어 묶은 것이었다 - 다니엘은 배 뒷편의 크랭크를 풀어 줄을 길게 빼낸 후 갑판에 똘똘 감았다. 그것이 얼마나 길 지 상상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 정도 깊이까지 잠수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그는 줄 끝에 달린 뭉툭한 갈고리를 내 팔 사이로 빼내어 고리형태로 꼬았다. 그리고 다시 내 손목의 줄이 아플 정도로 조이지도, 미끄러질 만큼 느슨하지도 않은 지 확인했다. 그가 이러는 동안 그의 얼굴 위에 무엇인가가 지나갔다. 그 자신만의 의심이나 두려움. 그가 말했다.

"고리에 매달리렴. 그대로. 무슨 일이 생겨도 정신을 잃으면 안돼. 알았지?"

그는 베아트리체에게 무엇인가를 속삭인 후, 다시 한 번 확신에 찬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그는 내가 일어서서 가드 레일을 넘어 크랭크 한 쪽에 갈 수 있도록 도와 주었다. 그리고 내 팔 아래를 잡고 들어 올렸다. 발이 헐겁게 선체 위에 걸렸다. 갑판은 비활성의 광물화된 껍질이었지만 가드레일 저편의 선체는 명백히 살아 있었다. 그것은 보호성 분비물 때문에 미끈거리며 은은하게 빛났다. 미끄러운 표피 때문에 발가락이 꼬였다. 나는 구동 장치에 매달린 것이 아니었다. 아마도 선체는 내 무게의 일부를 지탱해 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다니엘의 팔도 힘이 빠질 것이다. 내가 돌아 나오려면 재빨라야 했다.

따듯한 바람이 불었다. 주위를 둘러 보았다. 평평한 수평선, 빛나는 별들, 수면 위의 희미한 은빛. 다니엘이 성경 구절을 읊었다.

"거룩한 베아트리체시여, 저는 이 세계에서 죽으려 합니다. 당신의 피 속에 빠져 죽게 하소서. 저를 다시 회복하여 하느님 어머니의 얼굴을 보게 하소서."

나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채 그 말을 따라 했다.

"거룩한 베아트리체시여, 내 삶을 당신께 드립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오니, 내 마음에 오셔서 믿음의 선물을 주소서. 내 마음에 오셔서 희망의 선물을 주소서. 내 마음에 오셔서 사랑의 선물을 주소서."

"사랑의 선물을 주소서."

다니엘이 줄을 풀었다. 처음에는 발이 선체에 붙은 것 같았다. 그 다음에는 실제로 떨어지지는 않고 몸이 뒷 쪽으로 회전했다. 나는 갈고리에 찰싹 붙어 있었다. 배로 차가운 금속을 누르며, 크랭크에 걸린 줄이 팽팽하기를 빌며, 공기중으로 늘어지며. 충격에 대비해 정신을 바짝차리기 조차 했다. 지금 나의 어떤 부분은 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정말로 믿고 있었다. 지금은 말이다.

그리고나서 발이 미끄러졌고, 바다에 풍덩하고 빠졌다. 그리고 곧바로 가라 앉았다.

다이빙 같은 것이 아니었다. 시도해본 적이 없는 높이에서 뛰었더라도 침강이 멈출 때까지 겁이 날 만큼 그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마치 공기 중인 양 빠르게 물속으로 떨어져 갔다. 내 머리 위에 걸려 있을 상상속의 줄은 이제 극한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내 가속도로 보면 갑판에 묶여 있을 줄은 아무 것에도 붙어 있지 않고 그 끝이 이미 물 밑으로 빠져 든 것 같았다. 이건 사도들이 했던 그대로잖아? 그들은 생명줄 없이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래서 다니엘은 줄을 잘랐을 것이다. 나는 바다의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말거야.

그리고 갈고리가 내 손을 휙 잡아 당겼고, 손목과 어깨가 삐걱거렸다.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얼굴을 표면 쪽으로 향해 보았지만 별빛도 선체의 희미한 인광도 이 깊이까지는 닿지 않았다. 나는 입에서 물방울들이 빠져 나가게 두었다. 물방울이 윗 입술에 닿으며 빠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이내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고리 위의 손을 신중히 움직여 보았다. 아직은 끈이 손목을 조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다니엘이 너무 믿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끈이 끊어지면 최소한 내 손은 자유로워 질 것이다. 하지만 내가 헤엄쳐 올라갈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었다. 공포에 질려 갈 수록 발목의 매듭을 풀으려는 충동이 강해졌다.

어깨가 아팠지만 다친 것은 아니었다. 별 어려움 없이 턱 끝을 갈고리의 밑둥까지 끌어 올릴 수 있었다. 좀 더 진행하는 것은 자신이 없었다. 손이 너무 꽉 붙은 채여서 내 자신을 적절히 지탱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세 번의 시도 끝에 아래 쪽으로 향한 채 팔을 고정시킬 수 있었다.

계획을 세우고 이렇게 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손과 발이 묶여 있음에도 내가 줄을 타고 기어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 나는 거꾸로 돌아야만 할 것이다. 무릎으로 줄을 잡고, 몸을 움추린후, 줄을 잡아 당기며 손으로 더 높은 부분을 잡는다.

만약 얼마 못 올라간다면?

다리를 먼저 올리자.

첫 단계조차 해내기 힘들었다. 나는 팔을 고정하고 몸을 앞으로 숙이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물 속에서는 몸의 3분의 2를 써도 추의 균형을 잡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다른 접근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나는 팔 닿는 곳까지 떨어져 매달린 후 다리를 최대한 높에 들어 올렸다. 그리고 다시 몸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추의 회전력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꽉 잡을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내 무게 중심 - 무릎 근처 어딘가 - 주위를 회전할 뿐이었다. 회전이 멈추었을 때는 여전히 웅크린 채였지만 거의 수평 방향이었다.

나는 몸을 다시 낮추어 팔 사이의 원으로 다리를 넣으려고 했다. 첫 시도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면 좋지 못한 움직임이었다. 내가 묶인 다리 사이로 줄을 잡는 데 성공한다 치더라도 - 거꾸로 공중 제비를 돌아 어깨를 가누지 못하고 제어 불능 상태가 되는 것 보다는 낫지만 - 손을 이용해 거꾸로 줄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열 번도 못 가서 산소 부족 때문에 고생스러울 것이었다.

폐에서 공기가 더 빠져 나갔다. 횡경막 근육이 원래 하려던 일을 할 수 없어서 아우성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직 급박한 것은 아니지만 다시 숨을 쉴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점점 더 조급해 졌다. 나는 물론 2백까지 센 후 다니엘이 끌어 올려주기를 바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백육십 타우 만 버틸 수 있을 뿐이다. 40 타우를 더 기다리면 그것은 영원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시험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거의 잊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거룩한 베아트리체시여, 절 죽게 내버려 두지 마세요. 절 구원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죽으셨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내가 죽으면 그게 무슨 소용인가요. 빌어먹을 다니엘이 모든 걸 끝내 버릴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거 협박은 아니에요, 단지 제 의견입니다.' 나는 갑자기 화가 났다. 뭣보다도 내가 신의 딸에게 해코지 한 적이 있나? 나는 사력을 다 했다. 신용은 쇠퇴하고 있었다. '저는 죽기 싫어요. 하지만 당신은 이미 아시겠죠. 저는 당신이 뭘 하시려는 건지 모르겠어요.'

나는 물 밑에 있던 시간을 제대로 세었기를 바라며 김빠진 공기를 좀 더 내보냈다. 폐를 너무 빨리 비워선 안돼. 폐가 쪼그라들면 숨쉬기 더 어려워 진다구. 하지만 이산화탄소를 너무 오래 머금고 있는 것도 좋지 않았다.

기도는 더 절망적으로 보였기에, 나는 다른 성스러운 생각들을 하려고 노력했다. 성경에 나오는 말은 거의 기억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의 골자들이 마음 속에 생각나기 시작했다.

30년 동안 '그녀'의 육체로 생활하신 후, 모든 '천사들'을 다시 육으로 돌리셨고, 베아트리체께서는 그들의 황폐해진 우주선에 올라가 바다에 똑바로 날리셨다. '죽음'이 그녀가 오시는 것을 보고 거대한 뱀의 형상을 취해 물 속에 똬리를 틀고 기다렸다. '그녀'는 전능을 가진 신의 딸이셨지만 '죽음'이 '그녀'를 삼키게 하셨다.

'그녀'는 이렇게 우리를 사랑하셨다.

'죽음'은 자신이 완벽히 이겼다고 생각했다. 베아트리체는 그 안에, 어둠 속에, 홀로 갇혀 있었다. 천사들은 다시 육(肉)이 되었다. 그래서 '죽음'은 별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는 신의 일부셨다. '죽음'이 신의 일부를 삼킨 것은 실수였다. 3일 후에 그 턱이 갈리며 불꽃의 면류관을 쓴 베아트리체가 날아 오르셨다. '죽음'은 깨어지고, 움츠러 들고, 사라졌다.

나의 사지는 감각을 잃었지만 가슴 속은 불타고 있었다. '죽음'은 여전히 강해서 저주받은 자를 붙잡고 있었다. 나는 피 속에 남아 있는 산소를 모두 소진하면서 맹목적으로 허우적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절망은 내 자신을 몰아 대고 집어 삼켰다.

'베아트리체시여, 제발-'

'다니엘, 제발-'

빛나는 점들이 눈 앞에 꽃 피듯 맺히고 물 속을 부유해 갔다. 나는 광휘가 누군가가 그리는 그림처럼 소용돌이치며 휘어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내 영혼을 삼키는 뱀의 아가리였다. 나는 입을 열어 비참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죽음'이 헤엄쳐 와 나에게 키스했다. 나는 폐로 차가운 물을 숨쉬었다.

갑자기, 모든 것이 빛으로 불타 올랐다. 뱀은 연약하고 겁많은 벌레처럼 휙 틀더니 도망쳤다. 다시 어머니의 팔에 안긴 어린 아기가 된 것처럼 평온의 파도가 나를 덮었다. 그것은 마치 햇빛 아래 일광욕하는 것, 이 세상의 것이라기엔 너무나 아름다운 웃음 소리를 듣는 것, 음악을 꿈 꾸는 것과 같았다. 내 몸의 근육은 폐를 열어 물이 들어 오려 했지만, 나는 신비한 행복감에 경탄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이에 저항하고 있는 사실을 알았다.

찬 바람이 내 손을 스치고 팔이 아래로 내려갔다. 나는 솟구쳐서 한 숨 가득 머금고, 숨 쉴 때마다 아찔해하며, 재잘거리며, 감사해 하며 다시 빠져 들었다. 하지만 다른 무언가에 의해 전적으로 격앙되어 있었다. 시야를 채웠던 빛은 사라졌지만 내가 보았던 모든 곳에 자주빛의 잔영이 남아 있었다. 다니엘이 줄을 감아 올려 내 머리가 가드레일 높이까지 오게 했다. 그리고 크랭크 손잡이를 고정시키고, 구부린 후 어깨 너머로 들어 올렸다.

나는 물 속에서 충분히 따듯했지만 이빨이 소리를 내며 덜덜 떨렸다. 다니엘은 수건으로 나를 감싸고 줄을 자르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활짝 웃었다. "난 정말 행복해!" 그는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지만, 기쁜듯이 속삭였다.

"그것이 베아트리체의 사랑이야. 그 분은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실거야, 마틴."

나는 놀라서 눈을 깜박거렸다. 그리곤 나의 어리석음에 조용히 웃었다. 그때까지는 나에게 일어난 일을 베아트리체와 연결하여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당연히 그건 '그녀'였다. 나는 그녀에게 내 마음으로 와 달라고 간구했고 '그녀'는 와 주셨다.

그리고 나는 다니엘의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일년 전 그의 '침례'에서 그 역시 '그녀'의 존재를 느꼈던 것이다.

그는 말했다.

"이제 네가 하는 모든 일은 베아트리체를 위해 하는 거야. 네가 망원경으로 세상을 보면, '그녀'의 창조물을 경배하기 위한 것이야. 먹거나 마시거나 수영할 때도 그녀의 선물을 감사하기 위해 하는 것이야."

나는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갑판에 남긴 물을 닦으면서 다니엘은 모든 것을 통하게 했다. 선실로 돌아와서 그는 성경 구절을 읊었다. 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 구절은 이제는 모두 '침례'와 내가 느꼈던 것들에 대한 것이었다. 책을 펴면 모든 페이지에 내 이름이 언급되어 있는 듯 했다.

다니엘이 먼저 잠들었을 때, 생애 처음으로 조금의 외로움도 느끼지 않았다. 신의 딸이 나와 함께 계시다. 나는 그녀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내 머리 안 쪽의 불꽃처럼, 눈 앞의 어둠을 통해 방출되는 따듯함 처럼.

평안을 주며, 힘을 주며.

믿음을 주며.

2

수도원은 집에서 북동쪽으로 거의 4 밀리라디안 거리에 있었다. 다니엘과 나는 보트를 집합 장소까지 몰고 가서 다른 세 척의 보트와 만났다. 나는 거의 1년 동안 10일 마다 - 그리고 다니엘은 그 보다도 1년전부터 "기도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 이 길을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보트를 감독할 필요는 별로 없었다. 보트는 바닷속의 영양분을 섭취하며 표피의 미세한 구멍으로 물을 퍼내어 스스로를 추진하고, 햇빛과 "언약"의 자기장에 의해 길을 인도 받는다. 그것은 기술은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천사들"의 유산의 완벽한 실례였다.

바돌로메, 라헬, 아그네스는 같은 보트에 타고 있었다. 다른 이들은 우리를 지나쳐 가지만 그들은 우리 옆에서 함께 달리고 있었다. 바돌로메와 라헬은 다니엘보다 약간 많은 17살이었지만 결혼한 사이였다. 라헬의 동생인 아그네스는 16살이었다. 내가 '기도 모임'의 가장 어린 멤버였기 때문에, 아그네스는 내가 가입하던 날부터 야단법석이었다. 그녀가 말했다. "너에겐 대단한 밤이 될꺼야, 마틴, 안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대화는 사양했다. 그녀가 다니엘에게 멋대로 말하게 내버려 두었다.

수도원이 시야에 들어 온 것은 해질녘이었다. 원뿔형의 탑은 거의 1만개나 되는 대형 보트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것은 베아트리체의 우주선의 모양을 본딴 형태로 수면위에 우뚝 솟아 있다. 바닷 속이 아니라 하늘을 가리키며 말이다. 비록 일부 성서 주해자들은 우주선은 영원히 가라 앉았으며 베아트리체는 스스로 물에서 솟아 오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죽음'을 이긴 확실한 승리의 상징이었다. 베아트리체의 신으로 격리를 의미하는 삼일 간 이러한 건물들은 모두 어둠 속에 서 있는다. 하지만 그것은 반년 전의 일이고 지금 수도원은 모든 현창이 빛나고 있었다.

탑의 기저로 통하는 좁은 통로 안에서, 보트들은 물속에 풍기는 냄새를 감지하고 하나씩 정리되듯 움직인다. 나는 보트에 영혼이 없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것들이 자신이 하는 행동을 알고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트들은 보통 하나의 선체로 된 부두의 구멍안에서 쉬게 된다. 구멍은 보트들을 보호해 주지만 몸체의 대부분은 여전히 노출된 상태다. 그것들이 본능적으로 이 거대한 구조물에 끌리는 것은 홈보트와 도킹하는 것보다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 일지도 모른다. 내가 뒷 배에 있는 라헬에게 이에 대해서 말하자, 그녀는 킬킬 거리며 웃었다. 아그네스가 말했다.

"무서운 소리 마."

터널의 벽은 희미한 녹색으로 빛나고 있었지만, 전방의 출입구는 밝고 풍부한 하얀 전등 빛으로 채워져 있었다. 우리는 운하로 둘러쌓인 아트리엄으로 들어섰고 비어있는 선창을 찾아서 나아갔다.

우리는 배에서 하선했다. 발걸음마다 철퍽이는 소리가 메아리쳐서 돌아왔다. 위를 바라보자, 휘어진 삼각형의 선체 수백 개를 이어 만든 돔 형태의 천장이 보였다. 거기에는 성경에 등장하는 장면들이 새겨져 있었다. 원래의 그림은 천년 이상이나 된 것이었는데, 살아있는 보트의 표피가 수십 년에 걸쳐 안료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수도사들은 끊임없이 보수 작업을 해야 했다.

'베아트리체 천사와 함께 하시다'라는 그림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었다. 천사들은 어머니의 몸속에서 자라는 육신이 없었기에, 그들은 '영의 도시'의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천장의 그림에서는, 베아트리체의 영적 육신은 반쯤만 완성되어 있었다. 지품천사(천사 9계급의 제2위이며 지식이 뛰어난 천사. 날개 달린 귀여운 어린이의 모습으로 그려짐 - 역주)들이 '그녀'의 팔과 다리의 뼈에 영적인 근육과 핏줄과 피부를 입히고 있었다. 빛나는 로브를 입은 몇몇 천사들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지만, 그들이 특별히 감격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그녀'가 누구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아트리엄에서 회합실로 통하는 복도에는 더 작은 회화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회합실에는 기도 모임 사람들 - 비록 다른 이들과 똑같이 행동하긴 했으나 사제나 수도사도 몇 명 포함하여 - 약 50 여명이 모여 있었다. 교회의 성찬식에서는 신도들이 함께 기도하고 노래하고 형식을 차리는 이상의 것을 할 만한 장소가 없다. 여기는 그 보다 훨씬 격식이 없었다. 매일 밤 두 명내지 세 명의 발언자 - 어떤 때는 수도원을 방문한 손님, 또 어떤 때는 기도 모임의 멤버 - 가 이야기를 하고, 그 이후에는 아무라도 자신의 바라는 주제로 기도하자고 요청할 수 있었다.

나는 일행에게서 뒤떨어져 있었지만, 곧 그들이 자리를 맡아 주었다. 내 왼쪽으로 아그네스, 다니엘, 바돌로메와 라헬의 순서대로 앉았다. 아그네스가 말했다.

"떨려?"

"아니."

다니엘이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는 듯 웃었다.

"아니라니까."

나는 당당하고 침착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정작 목소리는 시무룩하고 유치하게 들렸다.

처음의 두 발언자는 수도원을 방문중인 신학자로서 '뭍사람Firmlander'이었다. 첫 번째 사람은 거짓된 종교를 믿는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들이 자신들도 모르는 채 어떻게 베아트리체를 - 결과적으로 - 경배하게 되는 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그들이 태어난 문화에서는 올바른 종교를 선택할 기회가 없었으므로 저주받지 않을 것이라 주장했다. 베아트리체께서는 그들의 의미를 아시고 용서하신다는 것이다.

나는 이 주장이 사실이기를 바랬지만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베아트리체가 '신의 딸'임을 믿지 않는 자들은 그녀에게서 버림받아 암흑속으로 떨어지거나, 아니면... 거기에 '아니면'은 없었다. 그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는 눈을 감고 베아트리체의 존재를 느끼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사내가 연설을 끝내자 모두가 박수를 쳤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는 질문은 모두 그의 관점에 동조적이었다. 그래서인지 그런 논쟁은 내 주의를 끌만한 것이 못 됐다.

두 번째 발언자는 베아트리체를 '거룩한 어릿광대'로 비유했다. 그리곤 자신의 유머 센스에 주의를 기울여 주지 않는다고 우리를 질책했다. 그녀는 성경의 일화를 인용했는데, 그녀가 말했던 것은 실제로 농담이었다. 그리고 나중에는 '웃음의 치유력'에 대한 이야기로 발전했다. 그것은 영양과 위생학 강의를 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나는 눈을 뜨고 있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발언이 끝나고 나서는 아무도 질문할 엄두를 내지 못 했다.

그리고나서 모임을 주도하는 캐롤이 나서서 말했다.

"이제 마틴 형제가 나와서 그의 삶 속에서 목격한 베아트리체의 권능에 대해 간증하겠습니다."

모두가 열성적으로 박수를 쳤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옆 쪽으로 발을 떼었을 때, 다니엘이 아그네스에게 기대며 비아냥대듯 말했다.

"이번엔 괜찮을거야."

나는 강단에 서서 몇 일간 연습했던 이야기를 했다. 베아트리체께서는 내가 무엇을 했던 간에 지금 나와 함께 계신다. 공부를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먹고, 수영하고, 그냥 앉아서 별을 볼 때도. 아침에 일어나서 가슴 속을 보면 '그녀'는 언제나 힘과 도움을 주며 거기에 계신다. 밤에 잠이 들 때면, '그녀'가 나를 보고 계시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의 '침례식' 전에는 내 믿음에 대해 확신이 없었지만, 이제 다시는 우리를 향한 위대한 사랑으로 '신의 딸'께서 육신이 되었고 죽으셨고 '죽음'을 정복하셨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다.

그것은 모두 사실이었지만, 말하는 동안 내내 다니엘의 빈정거림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앉았던 자리 주변과 함께 동행해 온 사람들을 쳐다 보았다. 그들과 나는 정말로 어떤 사이인가? 라헬과 바돌로메는 결혼했다. 바돌로메와 다니엘은 함께 공부한 사이이며, 아직도 같은 다이브 볼 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아마도 사랑하는 사이일 것이다. 그리고 다니엘은 내 형이다... 구별할 수 있는 유일한 차이점은 다른 이방인보다도 다니엘이 가장 효과적으로 나를 무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어서 있었던 공개 기도 순서에서, 나는 모임 전체가 공유했던 문젯거리와 축복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대신 내 마음속에 맺힌 분노의 매듭을 풀기 위해 베아트리체에게 매달렸다. 하지만 불가능했다. '그녀'와 나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었다.

모임이 끝나고 사람들이 잠시 담소를 나누기 위해 인접한 방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나는 돌아 섰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복도로 나와 배로 향했다.

다니엘은 친구의 배를 타고 집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친구들과 우리가 돌아 가는 길이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었으니까. 부모님이 나 혼자 돌아온 걸 보시면 곤란하니까, 보트를 몰고 나가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그가 오기를 기다리면 될 것이다. 물론 다니엘은 화를 내겠지만, 나를 배반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일단 부두에서 배를 떼어내자 어디로 갈 지는 명확했다. 운하 주위를 돌아, 터널로 돌아가서, 넓은 바다로 나아간다. 속도를 올려 조용하고 어두운 바다를 가로 지르자, 베아트리체께서 다시 돌아오심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도망쳐야 했던 이유를 다 이해한다고 말하는 듯 느껴졌다.

몸을 기울여 물 속에 머리를 담그자, 배가 피부의 세포들 사이로 이온들을 소통시키며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외부 선체는 푸른 형광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길을 비추기 보다는 다른 배들에게 주의를 주기 위해서 였다. 베아트리체께서 생존해 계실 때에, 사도들 중 한 명이 영의 도시에 앉아 휘갈겨 쓰듯 이 생명체를 설계했다고 한다. 천사들이 알았을 지식은 생각하기만 해도 현기증이 느껴진다. 그 지식들을 어째서 대부분 잃어버렸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모두를 다시 회복하고 싶었다. '깊음 교회'에서는 그 유실이나 우리가 다시 불멸의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나 모두 옳은 일이라고는 가르쳤지만 말이다.

수도원이 희끄므레한 불빛이 되어 지평선 아래로 사라지자, 물 속에서는 아무런 표지등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별을 읽을 수 있었고 자기장의 방향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에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멀리에서 조그맣게 빛나는 푸른 점을 알아 차렸을 때, 그것이 나를 쫓고 있는 다니엘과 친구들이 아님은 분명했다. 그것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부터 오고 있었다. 배가 그 쪽으로 가까이 가자 나는 초조해졌다. 만약 내가 아는 사람이 탄 배라면 어떻할까. 나는 이렇게 혼자 여행하고 있는 데에 대해 적절한 변명거리가 없었고, 이 사실은 부모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될 것이다.

내가 그 배에 누가 탔는지 알아 내기 전에 고함치는 목소리가 들렸다.

"도와줘요! 길을 잃었어요!"

나는 대답하기 전에 잠시 생각했다. 목소리로는 진짜 같았고, 무력함을 나타내는 빛을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몸이 아플 때에는 시간 감각이나 자기장 지각력 두 가지 모두 쇠약해져서 별을 잘 읽지 못하게 될 수도 있었다. 나도 몇 번 그런 일이 있었고, 그럴 때에는 비록 안전한 우리 보트의 갑판에 서 있었더라도 무시무시한 경험이었다. 이런 늦은 밤에는 배가 가진 자기장 감각만을 믿고 여행하다가는 길을 잃을 수도 있었다. 특히 전에 가본 적이 없는 곳을 가려고 할 때는 말이다.

나는 이 쪽의 좌표와 시간을 고함쳐서 알려 주었다. 나는 거의 백 마이크로라디안과 수 백 타우 이내의 오차로 좌표와 시간을 알고 있었다.

"그럴리가 없어요! 접근해도 될까요? 보트들끼리 이야기하게 하고 싶은데요?"

나는 망설였다. 바다에 혼자 있을 때에는 모르는 사람이 탄 배와는 충분한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께서 나와 함께 계셨다. 도움을 원하는 사람을 거부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었다.

"알았어요!"

나는 멈춰 서서 이방인이 거리를 좁히기를 기다렸다. 배가 내 옆까지 왔을 때 그 사람이 젊은 사람인 것을 보고 놀랐다. 그는 바돌로메 정도의 나이로 보였지만, 목소리는 훨씬 나이들어 보였다.

보트에 할 일을 지시할 필요는 없었다. 접근하기만 해도 화학적으로 정보 교환이 시작된다. 그 사내가 말했다.

"혼자 나온 거니?"

"형하고 친구들이랑 여행하고 있어요. 제가 조금 앞서서 나왔죠."

이 말에 그는 미소를 지었다.

"너 혼자 앞에 보냈다고? 그 사람들은 저 뒤에서 뭔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사내는 수평선을 훑어 본 후, 팔을 뻗고 동정의 몸동작을 지어 보였다.

"혼자 남겨졌구나."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사내의 등 뒤에는 쌍안경이 있었다. 그는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도 내가 혼자인 것을 보았을 것이다.

사내는 능숙하게 배 사이를 뛰어서 뱃고물(船尾)의 의자에 착지했다. 내가 말했다.

"훔칠만 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소름이 끼쳤다. 공포를 느껴서 라기보다는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별빛 속에서 의자위에 선 채로, 허리춤에서 칼을 빼어 들었다. 그 세부적인 모양 - 문양이 새겨진 손잡이와 톱니모양의 칼날 - 때문에 상황이 더 꿈처럼 느껴졌다.

그는 기침을 하더니 갑자기 신경질적이 되었다.

"내가 말하는 대로만 하면 해치진 않으마."

나는 심호흡을 크게하고 온 힘을 다해 '도와주세요!'하고 외쳤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 그가 주춤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았고 내가 그렇게 쓸데 없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는 듯이 놀랐다. 나는 뒷편의 물 속으로 뛰어 들었다. 잠시 후 그가 따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보트가 내는 희미한 푸른 빛이 머리 위에 있었다. 사내의 그림자를 찾으려는 시간 낭비없이 열심히 밑 쪽으로 헤엄쳐 달아났다. 귓속에서 피가 고동치고 있었지만, 나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헤엄치는 속도는 그가 더 빠를테지만, 어둠 속에서는 나를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 버릴 수 있었다. 만약 그가 곧바로 나를 잡지 못한다면, 아마도 보트로 돌아가서 내가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포착하려 할 것이다. 나는 쌍안경을 써도 보이지 않을 만큼 충분히 멀리까지 떨어져야만 했다.

내 손이 언제나 발목 근처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 차리고 나는 겁이 났다. 하지만 베아트리체는 나와 함께 계셨다. 수영을 하면서 나의 '침례'를 떠올렸다. '그녀'의 존재감은 전보다 더욱 강해졌다. 폐가 거의 폭팔할 듯 했지만, '그녀'는 내가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주셨다. 팔다리는 기계적으로 움직였고, 눈 앞에 및의 무리가 부유하고 있었다. 마침내 나는 이제 수면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얼굴을 위로한 채 서서히 상승했고, 머리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입과 코만 물밖으로 내밀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몇 번 한후에 다시 잠수했다.

다섯 번째로 수면으로 올라갔을 때,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 보았다. 보트는 보이지 않았다. 몸을 좀 더 올려서 원형으로 돌면서 내가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알기 위해 둘러 보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별을 확인하고, 자기장을 감지해 보았다. 보트들은 수평선 너머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물살을 가르고 파도를 탔다. 되도록이면 자신이 얼마나 지쳤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가장 가까운 보트까지는 최소한 2 밀리라디안은 될 것이다. 수영을 잘 하는 사람 -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있다 - 들 중에는 그 정도 거리의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내가 그러한 인내력을 가져야 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한 밤 중에 준비도 하지 않고, 그런 일을 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그 남자가 나를 쫓는 것을 포기했다면 내 배는 가져갔을까? 값이 별로 비싼 것도 아니고 마크도 지우기 어렵지 않나? 배를 훔치는 것은 쓸 데 없이 죄만 짓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배가 보이지 않지? 아마도 그 남자가 배를 흘려 보냈거나, 보트가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나는 보트가 지나갈 길을 알고 있었다. 지난 번에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 찾아 보았다면 보트가 옆으로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희망이 없었다.

나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혼자 떠나온 내가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나는 용서를 구했고, 용서받은 느낌이 들었다. 고요히 수평선을 바라보았다. 바다 위 높이 빛나는 유성의 푸른 섬광을 보며 미소지었다. 그것은 베아트리체가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처럼 보였다.

푸른 불빛이 멀리에 나타났을 때, 나는 - 물살을 헤치며 차가운 공기에 몸을 떨며 - 여전히 기도하고 있었다. 파도가 나를 삼키자 그것은 다시 사라졌지만, 유성의 증거는 유효했다. 이것은 다니엘이나 다른 사람들일까? 아니면 그 이방인일까? 결정하는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내 고함소리가 들리는 거리까지 가려면 열심히 헤엄쳐야만 했다.

나는 눈을 감고 인도하심을 구하는 기도를 했다. 거룩한 베아트리체시여 내게 알게 하소서. 금새 기쁨이 내 마음을 덮었고, 저들이 친구들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도로 헤엄쳐 갔다.

나는 저들이 몇 명인지 보이기도 전에 고함을 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아트리체께서 내가 실수하지 않도록 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확신하고 있었다. 보트에서 불꽃이 쏘아 올려졌고, 네 명의 형체가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환호하며 두 팔을 흔들었다. 한 사람이 드디어 나를 발견하고 내 쪽으로 보트를 접근시켰다. 내가 배에 올랐을 때 나는 완전히 아드레날린과 안도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금방 전까지도 다시 물 속으로 뛰어 들어 집까지 헤엄쳐야 할 것이라고 거의 믿고 있었다.

나는 다니엘이 화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했을 때 그가 한 말이라고는 '이제 돌아 가는게 좋겠다'라는 말 뿐이었다.

아그네스는 나를 껴안았다. 바돌로메는 거의 존경스럽다는 듯이 나를 바라 보았고, 라헬은 괴롭게 중얼거렸다.

"마틴, 이 멍청아. 너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 줄 알아?"

나는 말했다.

"알아."

우리 부모님들은 갑판에 서 계셨다. 사람이 타지 않은 보트가 얼마 전에 돌아왔기에, 부모님들은 우리를 찾으러 나설 참이셨다. 사람들이 떠나고 나는 일어 났던 일들을 다시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위험했던 상황을 실감나게 재현하려고 노력하면서 말이다.

내가 설명을 마치려고 할 즈음, 어머니가 다니엘의 멱살을 잡으시더니 따귀를 때리기 시작하셨다.

"나는 너가 잘 돌봐줄 거라고 믿었다! 이 광신도 녀석아! 나는 널 믿었었다구!"

다니엘은 어머니를 제지하려고 팔을 반쯤 들었다가 다시 내렸다. 그리고는 고개만 숙였다.

왈칵 눈물이 흘렀다.

"제 잘못이에요!"

지금까지 부모님들이 우리를 때리셨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아버지께서 침착하게 말씀하셨다.

"봐요... 마틴은 집에 돌아 왔어. 안전하다구. 마틴은 조금도 다치지 않았어."

아버지는 내 어깨에 손을 두르시고 신중하게 물어 보셨다.

"그렇지, 마틴?"

나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일은 보트 위에서 일어났던 일이나 물속에서 일어났던 일들 보다도 더욱 나빴다. 나는 천 배는 더 무기력하고, 천 배는 더 아이같다고 느꼈다.

나는 말했다.

"베아트리체께서 나를 살펴 주세요."

어머니는 눈동자를 굴리시더니 다니엘의 셔츠를 놓으며 거칠게 웃으셨다.

"베아트리체? 베아트리체? 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기나 한 거니? 넌 너무 어려서 도둑놈 성에 차지 못해. 그 자는 칼을 쓸 수도 있었어."

젖은 옷의 차가움이 더욱 깊게 스며드는 것 같았다. 나는 불안하게 비틀거렸지만 똑바로 서 있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확고하게 속삭였다.

"베아트리체께서 거기 계셨어요."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가서 옷을 갈아 입거라. 이대로 있다간 얼어 죽을 것 같구나."

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부보님들이 다니엘을 야단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내 그가 사다리를 내려왔을 때, 나는 부끄러움으로 물에 빠져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니엘이 말했다.

"괜찮니?"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용서해 달라고 빌 수조차 없었다.

"마틴?"

다니엘이 램프를 켰다. 그의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나 있었다. 그는 부드럽게 웃고는 눈물을 닦았다.

"멍청아. 걱정했잖아. 이런 짓 다신 하지마."

"안할께."

"그래."

이게 다였다. 고함소리도 변명도 없었다.

"같이 기도할래?"

우리는 나란히 무릎꿇고 앉아서 우리 부모님이 평안하시기를 기도했다. 나를 해치려한 남자를 위해 기도했다. 나는 몸을 떨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내 탓이었다. 갑자기, 내 입에서 세차게 말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알지도 못하고 이해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다니엘이 괜찮기를, 우리 부모님이 내 어리석음때문에 그를 더 이상 비난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기묘한 말이 내 입에서 계속 튀어 나왔고, 이해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내가 느끼는 모든 것에 스며 들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았다. 베아트리체 께서 나에게 '천사의 방언'을 주신 것이었다. 천사가 육이 되었을 때에 이에 관한 모든 지식은 소실되었지만, 베아트리체께서는 때때로 우리에게 이런 식으로 기도할 능력을 주신다. 왜냐하면 '천사의 방언'은 우리가 말로 할 수 없는 것들도 전부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다니엘은 자신의 '침례'이후 천사의 방언을 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것은 가르치거나 가르쳐달라고 요구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마침내 내가 기도를 멈추었을 때 내 마음은 질주하고 있었다.

"베아트리체께서 오늘 밤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계획하셨던게 아닐까? 아마도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인도하신걸꺼야!"

다니엘은 조금 주춤하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앞 서 가지마. 넌 선물을 받았어. 그냥 받아 들이렴."

그는 어깨로 나를 살짝 쳤다.

"문제가 더 생기기 전에 오늘은 그만 자자꾸나."

나는 행복에 도취되어 동이 틀 때까지 깨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부끄럽지 않았고 겸손과 놀라움만을 느꼈다. 나는 내가 이런 선물을 받을 가치가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내 삶은 신의 사랑으로 충만해 있었다.

3

성경에 따르면 '지구'의 바다는 폭풍이 휘몰아 치고 온갖 위험한 생물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언약'의 바다는 고요했고, 천사들은 창세의 때에 자신의 화신에 위해가 되는 어떠한 것도 만들지 않았다. 네 개의 대륙과 네 개의 바다는 공평하게 사람이 살 수 있도록 창조되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는 신의 관점에서 동일하게 만들어졌고, '바닷사람'과 '뭍사람'도 한 가지였다. (몇몇 성서 주해자들은 이것이 문자 그대로 사실이라고 한다. 신은 우리가 어디에 사는지, 페니스를 가지고 혹은 가지지 않고 태어나는 지를 보지 않기로 하셨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아름다운 착상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그 논리적인 면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어떤 종파의 가르침에서는 천사들의 절반이 육신이 되어 물 속에서도 숨을 쉬고 생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베아트리체의 죽음을 비웃었기 때문에 신께서 그들을 멸하셨다는 것이다. 정파에서는 이런 생각을 하찮게 여겼고, 고고학자들도 신화 속에서 멸망해버린 인간과 가까운 이 종족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인간은 인간일 뿐, 다른 종류의 무엇인가가 있을 수 없다. 심지어는 바닷사람과 뭍사람도 서로 결혼할 수 있었다. 그들이 어디에서 살 것인지만 정한다면 말이다.

내가 열다섯 살 때,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약혼했다. 충분히 그럴 만 했다. 축복받지 못한 다른 상대자라면 맞닥뜨리게 될 '침례'에 대한 논쟁과 설명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그네스는 바닷사람이었지만 그녀의 가문 중 많은 지파와 우리쪽의 몇몇 지파는 뭍사람들이었고, 긴 협상의 끝에 결혼식은 해안 도시인 페레즈에서 하기로 했다.

나는 아버지와 함께 다니엘과 아그네스가 사용하게될 배를 알아보러 갔다. 사육사인 다이아나는 한 줄로 예인된 여섯 척의 성숙한 배를 가지고 있었고, 아버지는 그것들의 등 위를 걸으며 결함이 없는지 하나하나 살펴 보겠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네 번째 배를 조사할 때 즈음 나는 그만 자제력을 잃고, "정작 중요한 것은 수면 아래의 표피라구요"라고 중얼 거리고 말았다. 사실 위쪽에서도 대강의 상태는 분별해 낼 수 있지만 수면 위에 있는 작은 흠집 몇 개는 중요할 게 없었다.

아버지는 깊이 생각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셨다.

"그 말이 맞구나. 네가 물 속에 들어가서 아랫 부분을 확인해 보는 게 좋겠다."

"그럴 필요까지 있나요."

사실 사육사 여자가 괜찮은 가격에 건강한 배 한 척을 팔 것이라고 선뜻 믿을 수는 없었다.

"마틴! 이건 네 형과 형수의 안전을 위한 일이야."

나는 다이아나를 흘끗 봄으로서 그녀에 대해 동정을 표했다. 그리고 셔츠를 벗은 후 다이빙해 들어가, 줄에 묶인 마지막 배로 헤엄쳐 갔다. 그리고 표피를 나노라디안 단위로 일일이 짚어가며 면밀하게 조사하기 시작했다. 나는 아버지의 생각보다 훨씬 오래 시간을 끌어서 아버지를 괴롭히고, 숨을 머금지 않은 채 한번에 여섯 척의 배를 조사함으로서 다이아나에게 감명을 주기로 작정하고 있었다.

설비하기 전의 배는 가구나 잡동사니로 가득찬 보트보다는 수면에서 좀 더 높이 떠 있는 법이다. 하지만 생명체의 그림자 아래에서도 표피를 확실히 살필 정도의 빛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깜짝 놀랐다. 내가 이 사실을 깨닫고 잠시 후에야 다소 역설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속이 평소보다 조금 뿌옇기 때문에 그러니까 물속에 뭔가 조각들이 떠있어서 햇빛을 그림자 아래로 분산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따듯하고 밝은 물 속을 움직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하게 베아트리체의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아버지에게 계속 심통을 부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버지는 다니엘과 아그네스를 위해 최고의 배를 고르고 싶은 것이었고, 나도 마찬가지였다. 다이아나에게 감명을 주는 것은... 내가 누구에게 수작을 부리려는 건가? 그녀는 최소한 아그네스 만큼은 나이를 먹은 성숙한 여인이었고, 나를 아이로 밖에는 보지 않을 것이었다. 세 번째 배를 조사하고 나서 호흡이 모자람을 느꼈기에 수면위로 올라가 밝은 목소리로 외쳤다.

"이상 없어요!"

다이아나가 나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튼튼한 폐를 가졌구나."

여섯 개의 선체 모두 완벽한 상태였다. 우리는 줄의 끝에 있는 것을 가져가기로 했다. 그것이 제일 떼어내기 쉬웠기 때문이었다.



페레즈는 강의 어귀에 세워진 도시였지만, 부두는 조금 떨어진 상류에 있었다. 덕분에 우리는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바다에서 육지로 갑자기 바뀌는 것보다는 물결이 조금찍 줄어드는 편이 충격이 덜 했다는 말이다. 하지만 갑판에서 잔교로 뛰어내렸을 때는 거대하고 단단한 무엇인가, 행성이라는 돌덩어리 그 자체에 부딪히는 기분이었다. 나는 두 번 상륙했었지만 두 번 다 한 나절도 안되어 돌아왔다. 결혼 축하는 10일 정도 이어질 텐데, 우리는 아마도 배에서만 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결혼식 자체를 제외한 다른 잡다한 예식이 열리는 예식홀을 향해서, 우리 가족 네 명은 번잡한 거리를 따라 걸었다. 나는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을 노려 보았다. 우리처럼 맨발인 사람은 없었다. 돌로 포장된 거리 - 어떤 갑판 보다도 훨씬 거칠었다 - 를 수백 타우를 걷고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우리는 옷도 다르고, 피부도 더 검고, 억양도 완전히 외부인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우리를 주시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바닷사람은 신기할 것이 없었다. 그 사실은 나를 더욱 위축시켰다. 내가 느끼는 호기심은 양방향이 아니었던 것이다.

예식홀에서 나는 결혼 준비하는 사람들과 합류했다. 주로 아그네스 쪽의 엄격한 삼촌의 감독을 받으며 가구를 나르는 일이었다. 거기에서 나는 일종의 충격을 느꼈다. 이런 낯선 곳에서 그렇게 많은 바닷사람을 보는 것도 그렇거니와, 우리들 중에 누가 뭍사람인지 전부 구별해 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바닷사람과 뭍사람 간의 외관이나 의상에는 딱부러진 차이점이 없었다. 나는 약간의 죄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신께서 구별하지 않기로 하신 것을 나는 왜 구별하려고 하는가?

점심 시간이 되어 우리는 홀 뒷편의 정원에서 식사를 했다. 풀은 부드러웠지만 내 발에는 따끔했다. 다니엘은 예복을 맞추기 위해 어딘가에 가고, 부모님들은 나름대로 중요한 일들을 하고 계셨다. 내 주변엔 몇 사람 남아 있지 않았다. 나는 나무 그늘에 앉았다. 그 식물의 거대한 크기와 기괴한 모양새에 신경쓰지 않는 척 하면서 말이다. 우리 바닷사람이 꼬박꼬박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었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풀밭위에서 잠드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누군가 내 옆에 앉았다. 나는 돌아 보았다.

"나는 레나야. 아그네스의 육촌이지."

"나는 다니엘의 동생인 마틴이야."

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살짝 미소지으며 내 손을 잡았다. 나는 그날 아침에 열댓명의 사람들에게 어색하게 키스했었다. 모두 앞으로는 친척 관계가 될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히 그럴 수 없었다.

"신랑의 동생이구나. 힘든 일 하느라 수고가 많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에 발린 소리를 했다.

나는 필사적인 기분을 느끼며 재치있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그 시도는 실패였고 결과는 단조로운 답변보다 훨씬 나빴다.

"페레즈에 사니?"

"아니, 미타. 여기보다 내륙이야. 삼촌 집에서 신세지고 있어." 그녀는 얼굴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 열 명하고 같이 말야. 프라이버시라고는 없어. 끔찍하다구."

"우린 그럴 때 그냥 새 집을 사."

이 바보녀석. 그녀가 그런 것도 모르겠냐.

레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도 배에 타본 게 몇 년은 됐네. 나중에 구경 한 번 시켜주렴."

"물론이야. 기꺼이."

그녀가 단지 잡담을 나누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실제로 그런 제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너랑 다니엘 둘 뿐이니?"

"응."

"사이 좋겠네."

나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너는 어때?"

"남동생이 두 명 있어. 8살하고 9살. 그럭저럭 괜찮아."

그녀는 한손으로 볼을 받치며 멋진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나는 그 시선 너머에서 무언가가 일어 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어떤 사실을 깨닫고 당황하여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태어났을 때 그녀의 부모님이 무척 나이 어린 사람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쯤 아이를 더 낳을 계획은 없을 것이다. 그럼 가족의 수가 홀수인 이유는 한 명이 죽었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녀가 사는 곳에서는 '동수의 관습'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인가? 나는 얼마전에 그런 일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일이 끔찍하게 느껴졌다.

레나가 말했다.

"쓸쓸해 보여."

나는 놀라서 그녀를 향해 돌아섰다.

"절대 그렇지 않아."

"아니라고?"

그녀는 호기심을 느낀 것 같았다. 나는 입을 열어 베아트리체에 관해 말하려 했다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친구들 - 침례를 받지 않은 평범한 친구들 - 에게 몇 번 말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후회하곤 했다. 모두가 웃었던 것은 아니지만, 모두들 그런 고백에 갑작스레 당황하곤 했던 것이다.

"미타에는 백만명이 산다며?"

"응."

"같은 크기의 바다에는 열 명이 살아."

레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조금 어려운 얘기야, 난 잘 몰라."

그녀는 다리를 짚고 일어 섰다.

"하지만 너라면 뭍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생각해 낼 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멀어져 갔다.

"해볼께."

내가 말했다.



결혼식은 돌과 유리와 나무로 만들어진 페레즈의 '깊음 교회' 우주선에서 열렸다. 그것은 내가 익숙한 교회들의 패러디처럼 보였다. 사실 바닷사람들이 살아 있는 배를 모아 만드는 교회보다는 그 우주선이 훨씬 천사들의 진짜 우주선과 비슷하겠지만 말이다.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건물의 중심부에서 사제의 앞에 섰다. 가족들은 그 뒤에 일정한 각을 이루며 두 줄로 섰다. 내 아버지 - 다니엘의 어머니 - 는 우리 줄의 맨 앞에 섰다. 그 뒤에 내 어머니와 내가 섰다. 때문에 나는 라헬과 나란히 서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경멸을 담은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소동을 일으킨 후, 다니엘과 나는 가끔씩만 기도 모임에 참석하는 것을 허락받았다. 하지만 일년이 지난 후에 나는 관심을 잃고, 곧 교회에 가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베아트리체께서는 항상 나와 함께 계셨고, 모임이나 행사가 나를 베아트리체와 더 가깝게 만들어 주지는 않았다. 다니엘이 이런 태도에 찬성하지 않는 것을 알았지만, 거기에 관해 훈계하는 법은 없었고 부모님들도 별 소란 없이 내 의견을 받아 들이셨다. 라헬이 나를 변절자로 생각한다고 해도 그것은 그녀의 문제였다.

사제가 물었다.

"그대들중 누가 이 결혼의 다리(bridge)를 제공하겠는가?"

"제가 하겠습니다."

다니엘이 대답했다.

개신교의 결혼식에서는 더 이상 이 질문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정말 남이 신경 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질문 방식은 거의 신성모독에 가까웠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깊음 교회의 신학자들은 이보다도 심각한 교리상의 모순을 설명해대고 있었다. 그러니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그대들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죽음에 이를 때까지 이 다리를 그대들을 묶는 끈으로 할 것이며, 아무와도 공유하지 않겠다고 진심으로 맹세하는가?"

둘이 함께 대답했다.

"우리는 진심으로 맹세합니다."

"그대들은 이 다리를 공유할 것이며, 그리하여 결혼의 기쁨과 걱정을 공평하게 공유할 것임을 진심으로 맹세하는가?"

"우리는 진심으로 맹세합니다."

내 마음은 걷잡을 수 없는 망상에 빠지고 있었다. 나는 레나의 부모님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도 아이중 한 명이 양자가 되었을 것이다. 세 번 쯤은 부모님이 돌아오시지 않는 초저녁에 레나와 나는 배로 숨어든다. 우리는 다른 누구와도 한 적이 없을 일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개인적인 어떤 것을 요구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갑작스레 사제가 말했다.

"신의 눈으로, 그대들은 이제 하나도다."

아버지는 부드럽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다니엘과 아그네스가 키스를 할 때 나는 상반된 감정을 느꼈다. 나는 다니엘이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마침내 그와는 떨어져 살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도 기뻤다. 그리고 그가 행복하길 바랬고, 그의 행복을 벌써부터 질투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아그네스와 같은 사람과 결혼한다는 사실은 나에게 폐소공포증을 느끼게 했다. 그녀는 친절하고 독실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서로에게, 또한 아이들에게 잘 대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서로의 가장 소중한 믿음에는 도전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조화를 바라는 이런 방법은 나를 공포스럽게 했다. 베아트리체께서 동의하시는 사실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나 또한 그 방법을 따르길 원했기 때문이었다.



레나는 내 손을 잡고 내 손가락들을 그녀의 깊숙한 곳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헐떡였다. 우리는 얼굴을 맞대고 내 침대에 앉아 있었다. 나는 두 다리를 곧게 펴고 있었고, 그녀의 다리가 그 위를 휘감고 있었다.

그녀는 다른 쪽 손바닥을 내 페니스위에서 움직였다. 나는 엄지 손가락을 그녀가 보여준 곳으로 움직였다. 몸을 숙여 그녀에게 키스하자, 그녀의 떨림이 우리 둘에게 전해졌다.

"마틴?"

"왜?"

그녀는 손끝으로 나를 스다듬었다. 그것은 그녀의 손이 내 전체를 덮고 있는 감각보다도 훨씬 좋은 것이었다.

"들어오고 싶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면 되잖아?"

그녀는 같은 라인을 그리며 계속 손가락을 움직였다. 나는 가까스로 생각해 낼 수 있었다. 하면 되잖아?

"임신할거야."

그녀는 웃었다.

"바보같이 굴지마. 그정도는 조절할 수 있어. 너도 배웠을 거 아냐. 그냥 경험의 문제라구."

내가 말했다.

"혀를 쓸께. 너도 좋을 거야."

"해봤어. 하지만 난 좀 더 원해. 너도 그렇잖아. 난 알 수 있어."

그녀는 애원하듯 미소를 지었다.

"근사할 거야. 너나 나나 말야. 약속할께. 네 인생에서 경험했던 어떤 것보다도 근사할거야."

"그렇지는 않을껄."

레나는 못 믿겠다는 소리를 냈다. 그리고 그녀의 엄지손가락을 내 페니스의 뿌리로 움직였다.

"네가 이걸 다른 누구의 안에도 넣어보지 않았다는 건 알아. 하지만 그건 전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야."

"누가 부끄러워한다고 그래?"

그녀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겁쟁이."

나는 손을 밀었고 위의 침대에 머리를 부딪혔다. 다니엘의 옛 침대였다.

레나가 올라와 내 볼에 손을 올렸다.

"안돼. 우린 결혼하지 않았어."

그녀는 표정을 찡그렸다.

"너가 그런 건 포기했다고 들었는데?"

"뭘?"

"종교."

"그렇다면 잘 못 알았어."

레나가 말했다.

"이건 천사들이 우리 몸이 하도록 만든 일이야. 그런 일이 죄 될 것이 뭐가 있겠니?"

그녀의 손이 내 목으로, 가슴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다리(bridge)라는게 의미하는 바는..."

잠깐? 성경에서 다리에 대해 말하는 것은 그것이 남자와 여자를 공평하게 하나로 만드는 것이라는 의미일 뿐이었다. 그리고 성서는 신께서는 남자와 여자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깊음 교회에서는 - 신의 관점으로 - 사제가 다니엘의 선언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 그런데 어째서 내가 그런 사제들의 생각 따위에 신경 써야 한단 말인가?

나는 말했다.

"좋아."

"정말이야?"

"그래."

나는 손을 그녀의 뺨에 올리고 그녀에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에 그녀가 아래에서 내가 들어가도록 인도했다. 쾌락의 충격으로 나는 거의 나올 뻔 했지만, 어떻게든 자제할 수 있었다. 위험이 가라 앉은 후에 우리는 팔로 서로를 감싸고 천천히 앞뒤로 움직였다.

그것이 내 '침례'보다 좋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베아트리체의 축복을 받아야 할 만큼 좋았다. 서로의 팔 안에서 움직이면서 나는 레나와 결혼할 결심을 굳혀 갔다. 그녀는 똑똑하고 강했다. 그녀는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그녀가 뭍사람이라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중간 쯤에서 타협할 수 있다. 페레즈에서 살 면 될 것이다.

나는 사정했음을 느꼈다.

"미안해."

레나가 속삭였다.

"괜찮아, 괜찮아. 계속 움직여."

내 것은 아직도 유례 없이 딱딱했다. 우리의 움직임과 함께 그녀의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조이고 풀리는 것과 그녀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그녀는 울부짖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내 등을 파고 들었다. 나는 그녀로부터 조금 빼내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그녀가 나를 너무나 세게 안고 있었다. 이것은 그것이었다. 돌이킬 방법은 없었다.

나는 이제 두려웠다.

"나는 절대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머리를 흔들어 눈물을 흩어 보려 했다.

"알아. 놀라서 그런거야."

그녀는 나를 더욱 껴안았다.

"그냥 느끼면 돼. 굉장하지 않았어?"

나는 움직임이 없는 내 페니스를 거의 인식할 수 없었다. 단지 내 중심에서 액체의 불꽃이 불고 있었고, 기쁨의 물결이 깊게 퍼져나갔다.

내가 말했다.

"너도 똑같은 기분이야?"

"달라. 하지만 거의 비슷하게 좋아. 하지만 곧 스스로 알게 될 거야."

"거기까진 생각 못했군."

나는 고백했다.

레나는 키득거렸다.

"너는 완전히 새 삶을 부여받은 거야, 마틴. 너가 뭘 잃어버렸는지 모르고 있구나."

그녀는 나에게 키스를 하고, 밀쳐내기 시작했다.

나는 고통으로 울부짖었다. 그녀는 멈췄다.

"미안, 천천히 할께."

나는 우리가 결합되었던 부분을 만져 보았다. 내 페니스의 밑둥부분에서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레나가 말했다.

"기절 안 할꺼지?"

"바보같은 소리."

하지만 나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내가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어떻게 하지? 내가 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해?"

"그렇다면 수백타우 안에 내가 떨어지게 될 거야. 천사들이 그렇게 멍청하진 않았다구."

나는 이 신성모독은 무시했다. 우리의 몸을 설계한 것은 천사가 아니라 베아트리체 그 분이셨다. 나는 말했다.

"칼은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재미 없어. 그렇게 하는 사람도 있단 말야."

"알아."

나는 그녀의 어깨에 키스했다.

"내 생각엔..."

레나가 다리를 조금 폈다. 나는 내 몸속에서 중심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느꼈다. 내 중심에서 따듯한 피가 흘러 나왔지만, 고통은 위협적인 것에서 부드럽게 변해 있었다. 내 신경계는 더 이상 상처나지 않았다. 나는 레나에게 물었다.

"그것 느낄 수 있니? 이제 네 일부가 되었니?"

"아직은. 연결되려면 조금 걸려."

그녀는 손가락으로 내 입술을 더듬었다.

"그때까지 네 안에 있어도 되겠니?"

나는 행복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감각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체의 일부를 레나에게 줄 수 있다는 놀라운 기적을 지켜보기만 했다. 생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오래전에 배웠었다. 신체 기관에 독립적인 면역 시스템이 영양소를 교환하는 것부터 모든 것을 말이다. 또한 베아트리체께서는 태아를 잉태시키는 것과 비슷한 여러가지 기술을 '다리'를 위해 사용하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이 내 자신의 몸에서 이렇게 극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목격하는 것은 충격적이기도 하며 강렬한 감동을 주기도 하는 것이었다. 출산을 해 보기 전까지는 베아트리체를 이보다 더 가깝게 느끼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완전히 떨어졌을 때에도 나에게 일어난 일을 눈으로 확인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런, 메스껍군!"

레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새 것은 뭐랄까.. 일단 외피같은 걸로 감싸져. 그 대부분은 씻겨나가고, 나머지는 몇 킬로타우 이내에 떨어져."

나는 시트의 깨긋한 부분을 찾아 내 - 그녀의 - 페니스를 토닥토닥 두르렸다. 새로 생긴 내 질은 출혈이 멈춰 있었다. 하지만 마침내 침대가 얼마나 지저분하게 되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시트를 빨아야 겠어. 내일 아침에 부모님이 나가시면 이걸 말릴 수 있을 거야. 이대로는 냄새가 심하게 나."

우리는 샤워를 하고 옷을 입었다. 레나의 도움으로 시트를 갑판으로 옮기고, 세탁용 고리에 걸어 물에 담갔다. 시트는 물속의 영양분을 연료로하여 자체 세탁될 것이다.

부두는 한적했다.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배는 결혼식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의 것이었다. 나는 부모님께 피로연 식장에서 너무 피곤했다는 이유로 돌아와 있었지만, 파티는 새벽까지 계속될 것이다. 다니엘과 아그네스는 한밤중에 자리를 뜰 것이다. 레나와 내가 금방 끝낸 일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마틴? 떨고 있니?"

미뤄봐야 좋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 있는 용기마저 사그라지기 전에 나는 말했다.

"나와 결혼해 주겠니?"

"아주 재밌어. 어?" 레나는 내 손을 잡았다. "미안해. 너가 농담을 하는 줄 몰랐어."

"우리는 다리를 교환했어. 우리가 결혼을 먼저 하지 않았다는 건 상관없어. 그래도 우리가 관습에 따라 결혼하면 훨씬 편할 거야."

"마틴?"

"아니면 그냥 같이 살기만 할 수도 있겠지. 너가 원하는게 그거라면 말야. 난 상관없어. 우리는 베아트리체의 눈으로는 이미 결혼한거니까."

레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너랑 같이 살기 싫어."

"내가 미타로 갈 수도 있어. 아마 직업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레나는 내 손을 잡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확고하게 말했다.

"안돼. 우리가 그 일을 하기 전에 그게 의미하는 바를 알고 있었잖아. 너는 나랑 결혼하고 싶어 하지 않아. 그리고 나도 너랑 결혼하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그런 생각은 없던 걸로 해."

나는 손을 빼내고 갑판위에 앉았다. 내가 뭘 한거지? 나는 베아트리체의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 모든 것이 베아트리체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자신을 속인 것 뿐이었다.

레나는 내 옆에 앉았다.

"네가 걱정하는 게 뭐니? 부모님이 아실까봐?"

"그래."

그런 면도 조금쯤은 있다. 하지만 진실을 설명하는 것은 의미없어 보였다.

"우린 언제...?"

"10일 동안은 안돼. 그리고 처음일 때는 좀 더 길어지기도 하지."

나도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경험이 내 이론적인 지식과는 다르기를 바랬던 것이다.

"앞으로는 결혼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가지고 태어난 다리로 이루어지는 결혼식이 얼마나 될거라고 생각해?"

"열 명중 아홉. 둘다 여자가 아니라면."

레나는 믿음과 불신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내 짐작에는 다섯에 하나정도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상관없어. 우린 다리를 바꿨어. 우린 함께 있어야 돼."

레나의 표정이 굳었고, 내 반응도 거세어졌다.

"안된다면 다시 돌려 받아야 겠어."

"바보같은 소리야, 마틴. 금방 다른 사랑을 찾을거야, 그러면 너가 뭘 걱정했었는 지도 잊게 될 거라구. 어쩌면 교회에서 잘생긴 남자애랑 사랑에 빠질지도 모르지. 그러면 필요없는 한 쪽다리를 없애야하는 수고를 덜게 되잖아."

"그래? 아니면 그 애는 자기를 만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다고 싫어할 지도 모르겠지."

레나는 투덜거리며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천사들이 우리 몸을 잘 만들어 놓은 거라고 거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이런 말을 했던가? 일 만년이나 육체없이 지내고 나서, 천사들은 자격을 얻었다고 생각했을까?"

나는 성을 내며 그녀의 말을 잘랐다.

"그런 빌어먹을 불경스러운 말은 하지마! 베아트리체께서는 그녀의 모든 일을 정확히 설계하셨어. 더럽혀 졌다면 그건 우리 책임이야!"

레나는 현실적으로 말하기 시작했다.

"십년 안에 다리가 옮겨가는 걸 막는 약이 개발될 거야. 강제로 다리를 옮겨주는 약같은 것도 함께 말이야. 우리는 천사들로부터 몸에 대한 조종권을 되찾는거야. 그리고 정말로 우리가 원하는 일들을 하게 된 거지."

"메스꺼워. 정말 메스꺼워."

나는 질식할 듯한 절망에 겨워 갑판을 노려보았다. 이건 내가 원했던 일이잖아? 다니엘의 독실한 아그네스와는 정반대의 연인? 나의 이 바램을 제외하면 다니엘과 나는 언제나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논쟁하며 살아 왔다. 단 하룻밤도 빼지 않고 말이다.

이제 더 잃을 것도 없었다. 나는 레나에게 내 '침례'에 대해 털어 놓았다. 그녀는 웃지 않았다. 침묵 속에서 듣기만 했다.

내가 물었다.

"믿을 수 있겠니?"

그녀는 망설이면서 대답했다.

"물론이야. 하지만 그날 밤의 경험에 대해 다른 설명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니? 산소 결핍이라던가?"

"사람들은 언제나 산소결핍이야. 바닷사람의 아이는 지난번의 잠수 기록을 깨려고 하면서 어린 시절의 절반을 보낸다구."

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하지만 똑같지는 않잖아? 너는 의지력으로 있을 수 있는 시간보다 훨씬 오래 있었어. 그리고... 넌 암시를 받았잖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말야."

"그렇지는 않아. 다니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한적은 없었어. 그 일이 일어났을 때 나도 놀랐어."

나는 그녀가 들고 나올 재치있는 가설을 반박할 준비를 하면서, 물끄러미 레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누그러져 있었고, 지금은 거의 평화로웠다. 이것이 베아트리체께서 나에게 바라셨던 것이다. 의미없는 건물에서의 의미없는 예식이 아니라, 정직하게 레나에게 그녀가 사랑을 나눈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하는 것.

우리는 해가 뜰 때까지 논쟁을 계속했다. 아무도 서로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레나는 물 속에서 시트를 끌어 올려 갑판 밑에 숨기는 것을 도와 주었다. 떠나기 전에 그녀는 미타의 친구집 주소와 우리가 만날 장소와 시간을 적어 놓았다.

그 약속을 지키는 것은 내 생애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다. 미타에 사는 사촌 가족은 결혼식 이후로 나를 초대하는 것을 대놓고 꺼렸기 때문에, 나는 꼬박 3일동안 아양을 떨어야만 했다. 일단 그곳에 가서는 예정일에 자유 행동을 하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해대야 했다.

정오의 여행자 숙소에서 레나와 나는 감흥없이 우리 사이에 벌어졌던 모든 것을 다시 바꾸어 놓았다. 그 행위 자체가 내 어리석은 환상을 다시 부추길 것 같아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길거리에서 헤어질 때엔 그녀가 모르는 사람 처럼 느껴졌다.

지난 번 보트에서 할 때보다는 더 아팠다. 내 사타구니는 명백히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몇 일만 지나면, 연인이 자세히 만져보거나 의학적인 검사를 하기 전엔 누구도 모르는 상태가 될 것이다.

해변으로 돌아가는 기차에서 일련의 사건들을 여러번 되새겨 보았다. 나는 어째서 그렇게 행동했나? 사람들은 섹스에 사람을 혼란스럽게하고 속이는 힘이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 말이 싸구려 냉소주의라고 생각해 왔다. 게다가 나는 맹목적으로 섹스에 굴복한 것이 아니라, 베아트리체께 인도받았다고 생각했다.

만약에 내가 잘못된 것이라면?

나는 좀 더 신중했어야 했다. 베아트리체께서는 언제나 명백하게 말씀하시지만, 나는 좀 더 인내와 겸손으로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그랬다. 그것이 베아트리체께서 내가 배우길 원하셨던 것이다. 마침내 나는 긴장을 풀고 창밖을 바라보았고, 지나쳐가는 숲의 흐릿한 모습에서 창세의 또 다른 승리를 보았다. 언제나 또 다른 기회가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면, 이제 그것은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천사들은 먼거리를 신으로부터 방랑했지만 - 누구나 그렇게 방황한다 - 신께서는 버리지 않으시고 그들에게 '언약'을 주셨다.

Part 2

용량이 너무 커서 위키에서 한 파일로는 다 입력할 수가 없더군요. 부득이하게 두 번째 파트를 나눕니다.

SF/Oceanic Part2


분류SF

마지막 편집일: 2013-5-2 10:38 pm (변경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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